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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우스 오브 캔들



촛불로 쌓은 집이 바람 앞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협치'를 내세웠지만 야당은 야당 역할을 포기할 수 없고, 국무위원 후보자들은 석연치 않은 '착오'를 일으키고 있다.

혼란의 원인은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병역면탈·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관련자의 인사 원천 배제 원칙을 천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세입자가 서명한 5년짜리 계약서에는 벌써부터 예외조항이 생겨났다.

그 첫 줄은 위장전입이 차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후보시절 이 문제로 따가운 눈총을 받자,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관련자를 배제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청와대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를 먼저 밝히며 실력 위주 인사임을 내세웠지만, 이후 드러난 증여세 늑장 납부와 거짓 해명 의혹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후보자 본인 외에는 알 수 없는 착오와 거짓말의 경계 속에서 여당은 호평을, 야당은 부적격 딱지 붙이기를 반복하고 있다. 후보자를 검증하려는 야당 의원들에게는 비난 문자메시지가 쇄도한다. 여당의 정의와 야당의 정의, 문 대통령 지지자의 정의가 뒤엉켜 구르고 있다.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이에 관한 시사점을 던진다. 프랜시스 언더우드 미국 대통령은 정의라는 허울 아래 세력전으로 변질된 현대 정치와 그 주인들을 조롱한다. 뇌물죄로 기소돼 법사위에 출석한 대통령은 '대가를 받고 누군가를 모시는' 정치인의 맨얼굴을 지적한다. 위원들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세우는데 일조해 이득을 얻어온 사실도 꼬집는다.

그는 시청자를 바라보며, 행동과 구호에 중독돼 당선자가 무엇을 하든 옹호하는 유권자의 속성도 비꼰 뒤 말한다. "이성 시대의 종말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거래와 술책을 상징하는 '카드' 대신 촛불을 든 문 대통령은 언더우드와 달리 국민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우선은 차분히 그를 지켜보자. 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결정과 사과를 반복하면서 느리고 단단하게 전진하리라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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