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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13) 핀란드 창업학교서 세상에 눈뜨다, '신세대 대안언론' 만드는 덕성여대 이세진 씨

[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13) 핀란드 창업학교서 세상에 눈뜨다, '신세대 대안언론' 만드는 덕성여대 이세진 씨

사회문제 전문 웹사이트 '패트롤저널'을 준비 중인 덕성여대 이세진(22) 씨. 그녀의 옆에 놓인 포도박스는 포도를 매달아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박스로 그녀가 여고시절 특허를 내 백화점에서 실제 유통된 바 있다. /덕성여대



"미세먼지나 아동학대 등 사회적 문제들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낍니다. 언론이 그때그때 보도를 하지만 요즘 긴 글을 꼼꼼히 읽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요. 게다가 어떤 상황이고 어떤 대책이 나와 있는지 한 눈에 알고 싶은데 그런 정보를 주는 곳이 없어요."

덕성여대 이세진(22,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일종의 대안언론인 '패트롤저널'을 만들려는 이유다. 패트롤저널은 '순찰일기'라는 의미처럼 사회문제의 진행상황을 공시해주는 웹플랫폼으로, 무엇보다 사람들의 달라진 정보 소비 패턴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방대한 정보를 각 사회 문제별로 분석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핵심정보만 한 눈에 들어오게 전달해 준다. 굳이 분류하자면 '데이터 저널리즘'의 신세대 버전이다. 이 씨는 자신부터 전통적인 뉴스가 아닌 주로 SNS뉴스나 카드뉴스 등에서 정보를 얻는다며 기존 언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 씨는 같은 또래 대학생 6명과 함께 덕성여대 여성스마트창작터의 지원을 받아 지난 10여년간의 언론사 고발프로그램들을 분석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등 치밀하게 창업 준비를 해 왔다.

상품이나 앱을 주로 개발하는 일반적인 대학생 창업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씨가 처음부터 남달랐던 것은 아니다. 이 씨는 원래 고등학교 시절 농장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포도를 매달아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유통박스를 만들어 백화점에 납품한 일로 창업세계에 발을 디뎠다. 또한 이 아이템으로 지난해 여름 한국 대표 중 한 명으로 핀란드 알토대학의 창업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도 했다.

알토대는 핀란드의 교육혁명을 대표하는 대학이다. 그래선지 이 씨는 이곳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권위 있는 노교수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말도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언제든지 주저말고 지적하라"는 것이다. 실제 전 세계에서 몰려든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다른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갔다. 이 씨는 이곳에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했다. 그 결과 한국으로 돌아온 이 씨는 자신이 우리 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을 현실화하는 일에 도전하게 됐다.

다음은 이 씨와의 인터뷰를 간추린 것이다.

-패트롤저널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비유를 해보겠다. 산에 절벽이 있는데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다보니 추락사고가 반복된다.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들리는데 사고는 멈추지 않는다. 사고 소식을 못 들어서, 또는 사고소식을 듣고도 믿지 않아서, 아니면 듣고도 잊어버려서 등등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우리는 사고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그 절벽 앞에 표지판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 미세먼지, 아동학대, 살균제, 세월호 사고 같은 해상사고들이 오랜세월 반복해 일어나고 있고, 그때마다 언론이 보도를 하지만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 해결방법을 생각하다 나온 아이템이다."

-패트롤저널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대상은 미세먼지, 아동학대, 자동차 리콜 등 사회문제 전반이다. 이 문제들이 그동안 어떤 흐름으로 진행돼 왔는지, 현재 해결됐는지 여부, 해결되지 않았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최근 개선사항이나 업데이트 사항이 있는지를 알기 쉬운 언어로 핵심만 정리하려고 한다. 주장이나 의견은 완전히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만을 찾아서 국가나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를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문제해결로 이끄는 게 목적이다."

-기존 언론과의 차이점은?

"저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면 해결을 위해 사회참여도 하고 싶지만 긴 기사를 읽기는 싫어한다. 기존 언론 보도는 정보 소비자가 알 필요가 없는 부분까지 다루면서도, 그동안의 흐름 등 꼭 알고 싶은 부분만 간추려 한 눈에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다보니 SNS뉴스같이 짧은 뉴스나 주변인의 말에 정보를 의존한다. 또 인터넷커뮤니티에 전문가라며 분석글이 올라오는데 실제 전문가의 글인지 검증되지도 않은 글을 믿는다. 저만 그런 게 아니다. 패트롤저널을 위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저랑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로 이런 상황으로 인해 같은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같은 사회문제가 반복될 때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가 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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