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의 리옌훙의 용감한 질타 "나라 문 열어야 중국에 미래 있다"
"전 세계가 존경하는 중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 등 여러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던,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이 이번에는 '나라의 문을 열어야 중국의 미래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중국정부의 대외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것도 다른 곳도 아닌 중국 양대 정치무대 중 하나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공식 회의 석상에서다. 정협은 정책자문기구로, 중국 최고권력기관이자 우리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구성되기 전까지 그 역할을 대신하는 중대기관이다.
CNBC에 따르면 리 회장은 지난 6일 정협 회의에서 "중국은 좀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며 "중국 기업들은 해외의 우수인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모을 수 있는 인재들은 대부분 화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반해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최상급의 기술인재들을 해외에서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보호무역주의와 출입국 장벽을 내세운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자유무역의 수호와 문호개방을 적극 선전하고 있다. 리 회장의 발언도 미국이 폐쇄주의로 돌아선 사이, 중국이 문호개방으로 과거 미국처럼 해외인재를 끌어모으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마침 때를 맞춘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미국시간) 국내와 세계의 격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입국금지대상 이슬람 7개국 중에서 이라크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지난 1월의 행정명령의 범위를 축소, 법원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중국으로서는 인재 유치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중국의 시진핑 정권 역시 트럼프 행정부 못지 않게 폐쇄적이란 게 문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을 외치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체제를 위협하는 서방의 기술과 기업을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 롯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 제공 이후 한국에 대한 보복 역시 이율배반적 행보의 전형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