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부동산 가격 폭락 등 예상 위험요소多…원리금 상환·서민금융상품 등으로 상환부터
저금리 마지막 열차에 탑승하기 위한 서민들의 재테크 움직임이 분주하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금리 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잠재 위험요소에 대비해 대출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등 전략적인 재테크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메트로신문은 최근 주목 받는 빚테크·금테크·수수료테크 등 '3테크'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빚테크(빚+재테크)'를 시도하는 대출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빚테크는 빚을 내서 돈을 버는 방법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 금리가 출렁이면서 '이자 부담을 줄여 돈을 모으는' 의미의 빚테크가 화두로 떠올랐다.
6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 추이./은행연합회
◆금리 오르기 전에 빚부터…
13일 시중은행 자산관리전문가(PB)와 대환대출을 취급하는 P2P금융기업 등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빚테크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 전반의 대출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무리하게 투자하기 보다는 기존 대출을 상환하거나 이자 부담을 낮춰 '새는 돈'을 잡겠다는 시도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IBK기업·NH농협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5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8월 상승세로 전환한 뒤 지난해 12월 분할상환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의 평균금리는 3.45%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엔 2.69%에 불과했다.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고, 금융채 5년물 금리 또한 12월 2.03%로 5개월 만에 0.59% 올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6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으나,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예고로 국내 기준금리 인상도 머지않은 상황이다. 대출자들이 빚갚기에 급급한 이유다.
이 밖에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 가격 하락 등도 잠재된 위험 요소도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 조현수 WM자문센터 팀장은 "성장률이 높은 시점이면 대출금으로 투자해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지금은 반대의 시점"이라며 "수익을 많이 내기 힘든 상환이기 때문에 기존 대출을 먼저 상환하는 것이 비용이나 심리적인 측면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빚테크 첫걸음은 '고금리 대환'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빚테크를 하기 위해선 "우선 고금리 대출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중 채무자의 경우 이자율이 높은 상품부터 주력해서 갚거나 좀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대환 대출'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
조 팀장은 "은행의 신용대출이나 2금융 대출 등 이자가 높은 대출을 먼저 갚고, 중도상환수수료 등 비용이 발생하는 대출은 뒤로 미루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2월 말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잔액이 724조1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나 급증한 가운데, 저축은행 대출이 43조4646억원으로 1년 만에 22.1% 늘었다.
이처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대출자가 늘면서 빚테크의 일환으로 대환대출도 급부상하고 있다. 대환대출은 P2P금융기업의 수요 증가가 눈에 띈다.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는 "대출고객들이 기존 고금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P2P대출을 많이 찾고 있다"며 "카드사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P2P대출로 대환하게 되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대출이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성공적인 빚테크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으로는 자신의 상환 능력과 성향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조 팀장은 "대출 상환 시기를 3~5년, 5~7년, 20년 이상 등 얼마나 걸릴 지 상황에 맞게끔 고정·변동 금리 등의 대출을 결정해야 한다"며 "앞으로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있으나 급격히 올라갈 지 등을 판단해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