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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글로벌 전략회의로 시장 공략 고삐 죄여

삼성전자가 19일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오세성 기자



삼성전자가 대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는 악재 속에서도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여파로 특검과 국정조사가 진행되면서 그룹 전체의 사업방향이나 투자규모 등이 불투명한 상태다. 대외적으로는 전 세계가 저성장국면에 본격 접어들면서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서 자국 경제성장을 우선시하는 보수파들이 정권을 잇따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솔루션으로 경영악재를 돌파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수원 본사 디지털시티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내년도 글로벌 사업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대처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 쇄신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 리더십 유지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IM(IT&모바일)과 CE(소비자 가전),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별 세션으로 하루 종일 이어진다. 해외법인장들이 주요 현안과 그간의 성과를 보고하면 부문장이 총평을 하고 지역별 내년 사업 방향을 수립하는 식이다. 회의 주재는 부문별로 권오현 DS부문장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장 사장 등 현 경영진이 담당한다.

◆글로벌 보호무역 주의 뚫으려면 '품질'밖에 없다

올해 회의에서는 삼성전자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지역에서 강화될 보호무역 여파가 공통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날드 트럼트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탈퇴·재검토를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TV 등을 생산에 미국에 판매한다. 트럼프는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주지역에서 4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에게는 최대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관련해 발화 원인 규명과 제품 품질 강화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삼성전자는 신뢰할 수 있는 품질로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이 자신해온 품질이 무너져 단종된 첫 사례인 만큼 대내외적 충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발화원인을 규명해야 갤럭시S8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원인 규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IM 부문 외에 CE, DS 부문도 제품 출시를 정해진 일정에 맞추는 대신 최고의 제품을 완성한 후 출시하는 문화 정착이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문별로는 IM 부문에서 갤럭시S8 제품 전략을 고심하게 된다. 갤럭시S8에는 AI 음성인식 비서, 홍채인식 기술, 듀얼카메라 모듈 등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출시 시기는 매년 2월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하던 것에 비해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품질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가전 주도권 유지, 전장사업 안착도 과제

올해 퀀텀닷 SUHD TV와 애드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으로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CE 부문은 내년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수한 미국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 활용방안, 사물인터넷(IoT) 기술 활용 방안 등이 주요 포인트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지속적인 호실적을 이어온 DS 부문은 시장 리더십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4나노 핀펫 공정에 이어 올해 10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경쟁사 대비 3년 정도의 기술적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7나노와 5나노 미세공정도 마련한 만큼 급한 현안은 없지만 위기불감증에 빠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줄 필요는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전장사업도 논의해야 할 문제다. 삼성전자가 인수에 나선 하만(Harman)은 계획대로라면 내년 3분기 삼성에 편입된다.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지 않은 하만과 삼성전자의 시너지 창출, 하만 브랜드 활용 방안 등이 이번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의제가 인사에 좌우되는 것도 아니고 글로벌 전략회의를 마냥 미뤄둘 수도 없었다"며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예정대로 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통상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지만, 일부 회의를 참관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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