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 움직임을 놓고 중견기업계도 발끈하고 나섰다.
중견기업계는 특히 법인세율 인상시 상위 대기업만 영향을 받을 것이란 주장에 대해 일부 의원이 발의한대로 2억원 이상 기업부터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2014년 말 기준으로 2979개의 중견기업 중 74%인 2204개사가 결국 세금을 더 내야한다고 토로했다.
중견기업연합회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법인세율 인상은 "경제 상황을 외면하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법인세를 올릴 경우 경제의 성장 활력을 감소시키고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크게 하락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견련은 "과도한 세율 인상은 경제주체의 투자 의지를 꺾어 오히려 세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소비심리 위축, 일자리 감소, 국가경쟁력 하락의 악순환을 야기해 우리 경제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법인세율 인상법안을 살펴보면 법인세율 인상 기준을 과세표준 2억원 이상(박주현 의원 등), 20억원 이상(노회찬 의원), 100억원 이상(김동철 의원), 200억원 이상(김성식 의원 등), 500억원 이상(윤호중 의원 등) 등 의원별로 다양하다.
중견련은 2억원 이상의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2204곳의 중견기업이 해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2014년 말 기준 2979개 중견기업의 74% 수준이다. 500억원 이상 기업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112곳의 중견기업이 포함될 것이란 설명이다.
중견련 반원익 상근부회장은 "비과세·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치중된 결과로 중견기업(17.0%)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오히려 대기업(16.0%)보다 높은 불합리한 상황에서 중견기업의 대다수가 세율 인상 대상에 포함되면 조세형평성을 달성하기는커녕 중견기업의 세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인세율 인상 시 예상되는 추가세수가 2017년 정부예산의 1%인 3조원에 불과할 뿐 아니라 재정 여력이 충분한 현 상황에서 투자 위축과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도 전날 '법인세율 인상 5가지 문제점과 정책대안' 보고서를 지난 25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관련 보고서에서 ▲불경기에 증세하면 경기 후퇴가 우려되고 ▲국제적 법인세 인하경쟁에 역행하며 ▲입법 의도와 달리 중장기 세수감소 ▲최고 복지인 일자리 감소 ▲증세 실질 부담은 소액주주 등 국민 몫이라는 결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인 오는 12월2일을 앞두고 야당이 합심해 발의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안을 놓고 이번주에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