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한은 본관에서 10월 경제동향간담회를 갖고 경제 회복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전날(25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7%)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어려운 대내외 여건 하에서 정부의 정책적 노력 등에 힘입어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유지해 왔다"며 "우리 경제가 앞으로도 성장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는 기업 구조조정, 청탁금지법 시행, 삼성 갤러시노트7 생산중단, 건설경기 둔화 가능성,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많은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고 진단하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24일과 25일 이틀 간 한은 지역본부의 업무를 독려하기 위해 울산과 포항을 방문했다"며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조선·자동차·석유화학·철강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업계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과 관련해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현재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경영합리화 노력을 나름대로 강도 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산업별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갖고 업계와의 긴밀한 협의 하에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 총재는 간단회 말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되 최선의 상황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라'는 영국의 격언을 인용하며 "어려운 때일수록 위험요인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대비해야 하되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자기실현적 기대라는 말이 의미하듯 비관적 인식 그 자체가 미래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한은은 앞으로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성장 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면밀하게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그 결과를 국민들과 공유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