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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美 금리 오르기 전에…" 기업들 회사채 발행 서두른다

기업들이 연말 자금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 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발행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삼성물산(신용등급 AA+)은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6월 당시 3년·5년 만기 회사채 3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A)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앞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오는 21일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동원산업, SK머티리얼즈, 한화테크윈, 대웅제약, 한라홀딩스, 대림코퍼레이션 등도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연말이 가까워지면 회사채 발행을 다음해로 미룬다. 회계장부를 마감(북클로징)하는 기관들이 많아 회사채 수요처를 찾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회사채발행 담당 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서둘러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며 "다소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지만 내년 이후 자금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를 더 우려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보유 현금을 쌓아두고 있지만 '운영자금 확보'나 '차환'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오는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를 축소할 계획이어서 국내외 채권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면서 "기업 입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면 조달금리가 상승하므로 조달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의 자금수요가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간에도 양극화는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17일 대한항공(신용등급 BBB+)은 1년 만기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매수 주문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 회사채 물량은 전량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현대증권, 키움증권, 동부증권, 유안타증권 등 주간사들이 떠안아 판매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월과 4월에도 2년 만기 회사채 4000억원어치를 발행하려고 시도했지만 3810억원이 미매각된 바 있다. 미매각률만 96.5%에 달한다

신용등급 A-에 해당하는 휴비스와 풀무원은 지난 6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나란히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휴비스는 2년물 190억원, 3년물 210억원 등 총 400억원어치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한 결과 2년물의 경우 전액 미매각됐다. 풀무원도 3년물 3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0억원어치가 미매각됐다.

한편 JP모건의 아시아신용지수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과 은행들의 투자등급 채권의 평균 수익률(금리)은 3.38%(9월 초 기준)로 올해 초에 비해 0.84%포인트 떨어졌다. 또 해당 지역 투기등급 채권의 평균 수익률도 1.61%포인트 하락한 6.4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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