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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영화 vs 영화]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 '서울역'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2편이 오는 17일 동시에 개봉해 눈길을 끈다. 올해 첫 천만영화에 등극한 '부산행'의 프리퀄인 '서울역', 그리고 '마리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등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이끌어 온 이성강 감독의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이다. 두 영화 모두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다다쇼가 만든 작품들로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영화 '서울역'./NEW



◆ 집이 없는 이들의 슬픈 이야기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서울역'은 '부산행'의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날을 시간적인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다. 의문의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을 무대로 집을 나온 소녀 혜선(심은경)과 혜선의 남자친구 기웅(이준), 그리고 딸 혜선을 찾는 아버지 석규(류승룡)가 좀비들을 상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서울역'과 '부산행'은 하나의 '짝'을 이루는 영화로 기획했다"는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서울역'은 '부산행'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극 중심에 있다는 것, 그리고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두 작품은 같은 DNA를 공유한다. 다른 점은 영화가 다루는 테마의 변화다. '부산행'이 가족에 방점을 뒀다면 '서울역'은 집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부산행'이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한 것과 달리 '서울역'은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화 '서울역'./NEW



그동안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이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것도 바로 이런 사회 비판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학교 내 계급을 통해 현 사회를 비판한 '돼지의 왕', 그리고 종교에 대한 풍자적 이야기로 믿음과 신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사이비'까지 그의 작품은 늘 한국 사회의 어떤 지점을 송곳처럼 날카롭게 찔렀다. '서울역'에서 이런 태도는 변함이 없다. '부산행'이 보여준 다소 상업적인 변신이 낯설었다면 '서울역'의 날카로운 시선이 조금 더 반갑게 다가올 것이다.

영화는 재난에는 무책임하면서 시민에게는 폭력적인 공권력 등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를 맹렬하게 비판한다. 여기에 노숙자와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낱낱이 파헤친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이지만 이를 하나로 묶는다면 '집이 없는 이들의 슬픈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살아갈 집마저 가질 수 없는 이 한국 사회에서 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듯 살아가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영화는 후반부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선사한다. 이 강렬한 엔딩만으로도 '서울역'은 기억해야 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다.

영화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메가박스 플러스엠



◆ 아시아적인 판타지로 재탄생한 '눈의 여왕'

이성강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독 중 하나다. 90년대 말부터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온 그는 2001년 첫 장편 '마리이야기'로 이듬해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에 선보인 두 번째 장편 '천년여우 여우비'는 약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까지 성공했다.

9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안데르센의 유명한 동화이자 '겨울왕국'의 모티브가 된 '눈의 여왕'을 아시아적인 정서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눈의 여왕 하탄의 마법으로 온 세상이 얼어붙을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모험에 나선 소년 카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성강 감독 특유의 감성이 '눈의 여왕'과 만나 색다른 판타지로 펼쳐진다.

영화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메가박스 플러스엠



이성강 감독은 10여 년 전 몽골을 여행하면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을 하게 됐다. "북유럽을 무대로 한 '눈의 여왕'의 설정을 아시아로 옮겨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것이 작품의 시작이었다. 그 말처럼 영화는 익숙한 '눈의 여왕'을 아시아적인 판타지로 재해석해 눈길을 끈다.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한 유목민의 삶, 그리고 동양적인 캐릭터들이 한데 어우러져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강의 정령과 반디, 포포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들도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카이와 하탄, 그리고 미지의 소녀 샤므이가 보여주는 이야기 또한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건드릴 정도로 보편적인 감동을 담고 있다.

유독 가족 애니메이션이 없었던 올 여름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체 관람가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연상호 감독은 제작자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에 참여했다. 그동안 주로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을 만들어온 연상호 감독이 전체 관람가 작품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온다. 그는 최근 있었던 언론시사회에 "'부산행'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제작자로서 작품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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