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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지하철은 문화를 싣고] 홍대입구역 - 공원으로 새로 태어난 철길, 경의선숲길

경의선숲길./손진영 기자 son@



2호선과 경의선, 그리고 공항철도가 만나는 홍대입구역은 늘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의 번화가 중 하나다. 그런 홍대입구에 최근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연남동의 '센트럴파크'라는 뜻으로 '연트럴파크'라는 별명이 붙은 경의선숲길이다.

경의선숲길은 용산구 원효로를 시작으로 마포구 가좌역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철로를 녹음으로 우거진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2011년부터 조성을 시작한 경의선숲길은 지난 5월 총 6.3㎞ 길이에 총 면적 10만2008㎡에 달하는 대규모 휴식 공간으로 전 구간이 개방됐다.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 공원으로 재탄생한 것은 경의선 철길 중 용산에서 가좌까지 연결되는 구간을 지하화함에 따라서다. 서울시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경의선 상부 유휴 부지에 총 457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녹지를 갖춘 시민 휴식 공간으로 경의선숲길을 조성했다.

경의선숲길./손진영 기자 son@



경의선은 한국의 슬픈 근대사의 산물이다. 이름 그대로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은 일제가 한반도 지배와 대륙 침탈을 위해 1904년부터 1906년에 걸쳐 건설한 철로다. 경부선과 함께 한반도의 남북을 관통하는 주요 철도로 전국 철도 중 가장 많은 운수교통량을 자랑하는 노선이었다. 광복 이후 남북분단이 된 뒤에도 열차가 계속 달렸던 경의선은 1950년 한국전쟁으로 남북의 철도가 끊기면서 지금의 경의선으로 남게 됐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후 경의선 복원사업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2003년 6월 14일에는 군사분계선에서 남과 북 사이에 끊어진 철길을 잇는 연결식이 있었다. 그리고 2009년 서울역에서 문산역까지 광역 전철이 개통되면서 일부 구간은 지하화하게 됐다. 이에 경의선숲길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경의선숲길은 경의선 철길이 지닌 기억과 흔적의 이미지를 레일, 침목, 쇄석, 콘크리트 등으로 표현해 그 의미를 더했다.

경의선숲길 연남동구간./손진영 기자 son@



경의선숲길의 가장 큰 특징은 번화가부터 주택가를 모두 아우르는 공원이라는 점이다. 각 구간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연남동 구간은 경의선숲길의 '핫 플레이스'다. 홍대 거리의 영향을 받아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이 숲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이곳은 과거 홍제천의 지류인 세교천 물길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이를 형상화해 물과 나무를 함께 공원으로 조성해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연남동 구간 맞은편 신촌과 홍대 사이에 있는 와우교 구간은 연남동 구간과 달리 조용하면서도 홍대 앞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와우교 구간은 옛 철길 따라 기차가 지나갈 때 건널목에 차단기가 내려져 '땡땡' 소리가 울렸다고 해서 '땡땡거리'로 불린다. 이곳에는 국내 인디밴드 1세대들이 연습하던 창고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있는 곳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저녁에는 '땡땡거리 마켓-밤의 피크닉'이라는 이색 행사가 열려 예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경의선숲길 와우교 구간./손진영 기자 son@



경의선숲길./손진영 기자 son@



서강대 인근에 있는 신수동 구간은 일제강점기에 있던 인공하천인 선통물천의 옛 기억을 재현하기 위해 실개천을 만들어놓았다.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허물고 학생과 지역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산책을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벚나무 숲길로 조성된 대흥동 구간, 옛날 상인들이 머물던 마포나루와 염리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염리동 구간, 구불구불 지나가는 고갯길과 함께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새창고개 구간 등이 경의선숲길을 따라 이어진다.

경의선숲길의 의미를 조금 더 되새겨보고 싶다면 6호선과 경의선이 지나가는 효창공원역을 찾아가면 된다 효창공원역 5번출구를 나오면 경의선숲길의 출발점인 원효로 구간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경의선 철도 지하화가 시작된 곳이라는 상징성을 살려 옛 화차와 1906년에 개통된 옛 경의선에 대한 설명을 담은 히스토리 월(histroy wall) 등이 설치돼 있다. 무더위가 잠시 피해가고 선선해질 무렵, 경의선 철길을 따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긴다면 그동안 느끼지 못한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경의선숲길./손진영 기자 son@



경의선숲길./손진영 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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