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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2)사람은 말로 기억된다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



세상은 온통 자신의 말 뿐이다. 듣는 사람은 없고, 말하려는 사람들만 있다. 상대의 얘기는 흘려듣고(hearing), 결코 경청(listening)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 시대의 모습이고, 대한민국에서 좀 유난하다.

우리가 정녕 배워야 할 것은 이미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다 배웠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자칭타칭 지역이나 사회적 리더라는 사람들이 지나친 술문화에 음담패설을 일삼고, 지역을 위해 활동한다는 사람들이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책임감 없는 말을 내뱉는다. 또한 자신의 허물은 돌아볼 줄 모르고 오로지 상대만을 정죄하고 판단한다. 사람이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오만이며 교만인가.

처음 보는 상대에게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반말을 하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학벌과 스펙을 유난히도 따지면서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원하면서도 단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억누르려는 잠재의식의 표출이 반말과 적절치 않은 호칭이다. 정말 무례하고 불합리한 일이다.

필자는 말을 하는 것이 직업이다. 통역도 말을 해야 하고, 강연도 말을 해야 하고, 방송도 말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갈수록 사적으로는 말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차라리 듣는 것이 편하다.

사람의 언어에는 그 개인의 총체적 인생이 드러난다. 그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이들도 아는 것을 우리 성인들이 모른 체 살아간다. 사는 게 다 그렇다는 전혀 설득력 없는 논리로 말이다.

성인과 성인이 만나도 인사 하나 먼저 세련되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사(人事)가 인간사(人間事)에서 얼마나 중요하면 사람 인(人)에 일 사(事)를 쓰겠는가.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들 중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기본을 지니지 못한 체로는 어떠한 응용과 발전도 없다. 상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배려와 이해와 존중이 없는 한 그런 삶은 단지 일차원적인 생존에 불과하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존중이 필수적으로 전제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휴머니즘(humanism)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인문학 열풍이다. 기존에 이미 진행되어 오던 것에 마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마냥 호들갑 떠는 것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정녕 알아야 하는 것은 철저하게 무시된 체, 근본 없는 트렌드를 따르는 모양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계란지단 같이 얄팍하게 깊이는 없고 넓기만 한 것이 무슨 지식이란 말인가. 계란지단을 맛보면서 음식의 깊이를 풍미하는 사람이 과연 있겠는가 말이다. 양은냄비 같은 그런 맹목적인 트렌드는 지향(志向)하는 것이 아니라, 지양(止揚)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존중과 배려를 가지고 경청해야 한다. 그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인사와 호칭 같은 사소한 언어에서부터 말이다. '침묵보다 가치있을 때 말하라 .' 이 말은 필자의 인생관이자 신념이다.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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