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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꿈 좇는 스타트업, 대기업보다 ‘행복’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5일 개최한 톡 투 스타트업 상반기 종강파티에서 패널토크에 참여한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들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스타트업 근무자들이 대기업·공공기관 근무자들보다 업무 환경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는 5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에서 '톡 투 스타트업 상반기 종강파티'를 열고 스타트업 근무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위 조사 결과, 스타트업 재직자의 근무 만족도는 46.4%에 달해 청년들이 취직을 선호하는 대기업·공공기관(40.0%)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대학교 3~4학년 재학생 1063명과 스타트업 재직자 302명, 대기업·공공기관 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스타트업, 선호도는 낮지만 만족도는 높아

스타트업에 대한 대학생 선호도는 극히 낮았다. 대학생의 29.9%는 졸업 후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정부·공공기관을 꼽았고 24.6%는 대기업을 희망했다. 스타트업 선호 비율은 외국계 기업(13.8%)과 중소·중견기업(13.5%), 학교·연구기관(9.8%)에 못 미치는 5.9%에 그쳤다.

대학생들은 스타트업에 대해 젊고 창의적인 기업문화(24.3%), 높은 성장가능성(17.3%) 등을 가졌다고 평가했지만 실패가능성(12.9%)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를 보였다. 스타트업의 긍정적 요소로는 업무 자율성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은 매우만족 14.9%, 만족 31.5% 등 46.4%가 현재 근무조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대기업·공공기관 재직자들의 만족도 40.0%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대기업·공공기관(7.7%)에 비해 스타트업이 두 배 가량 많았다.

스타트업과 대기업·공공기관 재직자 모두 가장 불만족스러운 요인으로 임금을 꼽았다. 스타트업 종사자의 42.7%, 대기업·공공기관 종사자 30.0%가 임금이 적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 순위는 양쪽의 성향을 여실히 드러냈다. 스타트업 종사자의 17.2%가 사내 복지에 불만이라고 답했지만 대기업·공공기관 종사자 19.0%는 사내 복지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대기업·공공기관 종사자 20.3%가 업무 관련한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스타트업 종사자 24.2%는 본인의 업무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과 성취감이 행복의 비결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대기업에 비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자율적인 업무 수행에서 발생하는 성취감을 높은 만족도의 비결로 꼽았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이현재 실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근무하다 카카오와 합병한 뒤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합병된 조직에서 정체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대기업에 비해 회사 분위기가 밝고 구성원 개개인의 영향력도 커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앤컴퍼니(리멤버)의 정현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씨티은행에서 기업금융을 심사하다 합류했다. 그는 "금융은 한 사람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니 각 개인의 능력이 아닌 시스템 중심적으로 회사가 운영된다"며 "시스템 안에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어진 일만 기계적으로 처리하던 것에 비해 지금은 개인의 능력을 아무 제약과 안내 없이 한계까지 발휘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매일 겪는 다양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체감하지만 그때마다 자신이 성장했다는 성취감을 크게 얻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인큐(오픈서베이)의 강예원 본부장과 김도현 매니저도 스타트업이 개인의 성장에 유리하다고 동감했다. 강 본부장은 "창업멤버로 사업을 시작한지 5년이 됐는데,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다보니 회사와 같이 성장함을 느낀다"고 말했고 김 매니저도 "대학에서 공부하거나 안경사로 근무하던 시기와 비교해 스타트업에서 스스로의 성장을 많이 느꼈다. 그 충족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의 스타트업 근무환경 조사에서 스타트업 재직자의 46.4%가 본인의 근무환경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타트업은 사내 분위기와 업무에서, 대기업·공공기관은 안정성과 사내 복지에서 재직자의 만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지나친 환상은 금물이지만 하고 싶은 일 찾아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스타트업 재직자들의 높은 만족도에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 자유로운 문화를 가졌다고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 업무에 관해서 엄격한 잣대도 가지고 있다"며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성원들의 의견 듣는 '봉타임' 등으로 다양한 사내 복지를 확충하고 있지만, 그 조치로 인해 불만을 갖는 사람도 생긴다. 모두가 만족하는 직장은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본인이 원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근무자 모두 임금을 가장 큰 불만족 요소로 꼽았다. 돈을 더 받고 덜 받는 것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며 "돈은 주변 사람들의 평가 기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 평가 기준도 시대에 따라 변하니 신경 쓸 필요 없다. 10년 20년 지난 후에도 만족하려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용호 청년위원장은 "과거에는 칼과 무기로 다른 나라를 침략했지만 현대는 기술로 다른 나라를 점령한다"며 "열정과 도전으로 미지의 시장을 개척하는 우리 스타트업은 해외 기업으로부터 우리 시장을 지키는 제2의 이순신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우리 청년들이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가슴 뛰는 일 찾아 돈을 넘어서는 가치를 얻을 수 있기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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