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브렉시트의 거시적 영향 정리 자료=한국투자증권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하는 영국의 국민투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열린다. 브렉시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총선 공약으로 내건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가 재집권 하면서 기름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브렉시트는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나아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이슈로 자리잡았다
특히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한국의 금융·자본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영국이 빠지는 데 따른 손실도 우려된다.
◆GDP 0.4~0.5% 위축 전망
세계 경제의 큰 축인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GDP와 기업이익은 각각 0.4%포인트, 3.5%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브렉시트로 글로벌명목 GDP가 통화량 위축에 따라 2.5~3.0%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선진시장 실질 GDP는 약 0.6%포인트 하락하고, 이에 이머징 GDP도 약 0.5%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이 0.4~0.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의 강선구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이후 한국과 영국의 무역규모는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영국의 수요 위축으로 오는 2020년까지 대 영국 수출이 연간 4억∼7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한국과 영국의 교역은 135억17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우리나라의 대영 무역흑자는 12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될 경우에는 기존 영국 수출 시 적용되던 특혜관세가 2년 후 사라진다. 최근 3년 평균 수출금액 기준 상위 15대 품목들 중에서 1000cc 이하 가솔린 자동차와 1000cc~1500cc 가솔린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품목들은 0%로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유럽이 한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요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EU가 FTA를 맺었는데 영국이 EU에서 빠진다면 수출 등 무역 부문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영국이 EU에서 분리될 때 경제적인 충격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칠 지, 아닐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더 적용할 수 없으므로 영국과 별도의 FTA 협상이 필요하다.
영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신규 투자가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은 우리나라의 유럽 투자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투자 대상국이다. 우리나라가 올해 3월까지 영국에 투자한 금액은 103억 달러(누적 기준)로 독일에 대한 투자액(43억5000만 달러)의 2배가 넘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류승민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한-EU FTA 효과로 특혜관세를 누리던 우리 수출 제품들의 가격경쟁력 하락시킬 것"이라며 "특히 EU와 FTA가 체결하지 않은 미국, 중국, 대만 등과 경합관계에 있는 주력 품목인 제트유, 운송기계부품, 섬유 등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영국 내 기업들의 이탈이 예상되면서 수입수요 둔화도 동시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 전염효과가 더 걱정
정부는 유럽 이외 국가들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하더라도 직접적인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한국은 영국과 무역·금융 연계가 낮아 상대적으로 브렉시트 영향이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브렉시트보다 더 큰 걱정은 전염효과다. 다른 회원국들도 EU를 탈퇴할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것.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파리 테러를 계기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부상하면서 이 당의 마린 르펜 대표가 주창해온 유럽연합 탈퇴, 즉 프렉시트(Frexit)는 더는 비현실적 이야기가 아니라고 모건스탠리는 진단한 바 있다.
스페인에서는 정당 네 곳이 난립하면서 재정적자 등의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오지 못했다
게다가 경제가 흔들리는 핀란드 역시 유로존 탈퇴(픽시트)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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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국내 경제에 불리하게 전개될 때를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대내외 경기 충격에 견딜 수 있
도록 잠재성장률 제고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