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들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거리의 청년들, 수많은 인디 뮤지션의 음악 소리에 발 디딜 틈없은 공연장…."
밤마다 음악 예술인과 시민들의 발길이 넘실대던 서울 홍대거리가 한산해지고 있다.
홍대거리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탐방코스가 될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중심거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홍대상권이 침체된 반면, 신촌 상권이 기지개를 켜고 있어 주목된다.
이 처럼 홍대와 신촌이 자리바꿈을 한 것은 임대료와 권리금 탓이다. 사람이 몰려들자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면서 상인들이 둥지를 옮기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가업계는 홍대상권을 기피, 차츰 몰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각종 지표상으로도 두 지역의 경쟁력 차이가 확연하다.
현재 홍대상권의 권리금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반면 인근의 신촌·이대 상권은 부활 조짐이다. 자영업자 점포거래소인 점포라인(www.jumpoline.com)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홍대 상권 소재 점포 167개 조사 결과 평균 권리금은 832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341만원에 비해 1013만원(10.84%) 하락한 수치로 관련 통계구축이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매물 수도 전년 244개에서 크게 줄었다.
그동안 홍대상권은 다양한 업종의 소형점포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대기업 플래그숍과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대거 진출해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했다. 상황 이렇게 돌아가자 자영업자들이 수익률 부담으로 상권을 떠나고 있다. 홍대상권 점포의 평균 월세는 2010년 3.3㎡당 6만8500원을 기록한 이후 6년 연속 상승했다. 올해 5월 말 기준 홍대상권 월세는 3.3㎡당 11만원으로 통계 구축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따라서 홍대상권 위상이 낮아지는 대신 인근의 신촌·이대 상권은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한 때 신촌·이대 상권은 강북 최대 상권으로 각광받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홍대지역으로 상권이 이동해 속빈 강정 노릇을 해왔다. 신촌·이대 상권은 최근 2~3년 간 시설들이 '걷고 싶은 거리' 지정, 일반차량 통행 금지(버스 제외) 등 상권 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평균 권리금과 월세도 바닥세에서 상승 추세다. 올해 신촌·이대 상권 평균 권리금은 9398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8030만원에서 17.04%(1368만원)나 올랐다. 평균 월세도 지난해 3.3㎡당 5만3100원에서 73.2%(3만8900원) 오른 3.3㎡당 9만2000원 선을 기록했다. 아직 홍대상권에 비해 1만~2만원 가량 낮은 편이기는 하다.
염정오 점포라인 상권분석팀장은 "최근 '응답하라'같은 방송 컨텐츠로 복고풍이 불어 신촌·이대 상권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이대 앞 의류타운은 중국인 관광쇼핑 명소로 자리 잡아 상권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홍대상권 침체로 신촌·이대 상권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