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중견기업연합회를 법정단체로 한단계 도약시킨 강호갑 중견기업연합장(사진)이 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임에 성공한 강 회장은 지난 2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3년간의 임기동안 우량장수기업을 육성하고, 가업승계에 대한 불합리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높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상속 증여세 때문에 지분을 상당수 매각해 경영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우량장수기업을 육성을 위해 경영의 대물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견기업 중 일부는 상속·증여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강 회장은 80%까지 지분을 파는 기업까지 있다며 이같은 폐해가 중견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농우바이오의 경우 창업주인 고(故) 고희선 명예회장이 2013년 8월 작고한 후 11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부과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농우바이오는 농협이 인수했다.
국내 중견기업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0.1%의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전체의 24%에 달한다. 강회장은 대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 현지로 옮기는 만큼 중견기업들의 법인세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강회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견기업들이 1%로 늘어난다면 고용이 늘고 국가가 부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콜마나 다이소같은 업체들이 1000원짜리를 팔아서 1조원 클럽에 들어가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면서"3000여개 수준인 중견기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 각종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에 불합리한 법령을 정비하는데도 임기 중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중견기업법이 제정됐지만 상당수 법령에서 중견기업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앞장설 예정이다.
그는 "중견기업법이 제정돼 중견기업에 대한 정의가 내려졌지만 아직도 상당수 법이 중소기업이 아니면 모두 대기업으로 분류한다. 금융기관 대출시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누리는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대기업으로 간주되기 일쑤"라며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글로벌전문기업으로 세분화된 사다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회장은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서도 피해기업들이 생겨난 만큼 이들 기업에 금전적인 보상 외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소신있게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