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골목길 30곳, 주말에 어디 갈까?
옛골목부터 신흥거리까지
불빛이 서로 섞이고 말소리가 담을 넘나들었다. 어느 집 접시 깨지는 소리에는 동네 잠이 달아났다. 특별한 음식을 만들면 나눠 먹는다. 이처럼 옛날 골목에는 우리네 삶이 흘렀다. 응답하라 1988의 힘도 사람 냄새가 물신 풍기는 골목에서 나온다.
서울시가 먹고, 놀고, 구경하는 서울골목길 30곳을 소개했다. 명소가 된 유명골목부터 숨겨진 골목까지….
◆먹자 골목을 아시나요
남대문과 무교동 칼국수골목은 추운 겨울 속이 꽉찬 든든함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무교동 일대는 장인들에게는 든든한 점심을 제공하고,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 평일에도 붐빈다.
건대 양꼬치 골목은 한중 화합에 한몫을 하고 있다. '화교거리' '신차이나타운'이라고도 불리며, 한국어보다 중국어 간판이 더 많다. 하지만 손님은 한국인이 70%이상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인과 중국인이 어울리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동네의 양꼬치는 중국 본토의 것과 달리 노린내와 향신료 맛이 덜해 한국인의 입맛도 사로잡은 것이 특징이다.
동대문 생선구이 골목은 동대문역과 종로5가역 사이에 있다. 40여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생선구이골목은 이른 오전부터 연탄불에 고등어와 삼치를 굽는 주인장들로 분주하다. 처음 골목을 접한 사람들은 어느 곳이 맛집일까 고민하지만 대부분 10년 이상 된 단골 손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 데나 가도 괜찮다.
◆골목에서 놀아보자
정동길은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가로지르는 골목이다. 덕수궁 정문부터 신문로까지 이어지는 1km의 길로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의 묘인 정릉이 자리해 정동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길따라 이어지는 은행나무는 계절마다 색을 바꾸며 곳곳을 수놓고, 이화여고, 정동교회 등 근대식 건축물들은 멋스러움을 뽐낸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건물 정동교회와 한국을 대표하는 극장인 정동극장도 볼 수 있다.
서울의 대표 거리하면 인사동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골동품 상가가 밀집해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인사동 거리는 화랑과 갤러리가 다수 자리해있으며 골목 안쪽으로는 전통 맛집들이 즐비하다. 인사동의 신명물로 등장한 쌈지길과 가나아트스페이스, 경인미술관, 목인박물관 등을 들러보길 추천한다.
와우산로 32길은 홍대 땡땔거리로 불린다. 독특한 이름이 붙은 건 경의선 때문인데, 예전에 경의선 기차가 지나다닐 때 건널목 차단기의 '땡땡' 소리에서 유래한 것이다. 기차가 다니지 않는 지금 땡땡거리는 예술가들과 상인이 화합으로 거리에 활기가 돈다. 땡땡거리의 입구 언덕에는 '산울림 소극장'이 있으며 홍대 쪽으로 많은 미술학원이 있다. 땡땡거리에는 연중 몇 차례씩 관광객과 예술가, 주민, 공공기관이 함께하는 축제가 열린다.
◆재미가 있는 골목
만화캐릭터들이 나이 먹지 않고 살아있는 골목이자 서울에서 가장 순수한 골목이 바로 명동 재미로다. 명동과 남산을 따라 이어진 거리 재미로는 2013년 12월 만화의 거리로 재탄생했다. 주요 방문 포인트는 명동역 인근부터 5군데에 설치된 만화문화정류장과 명동역 3번 출구의 '상상공원', 남산옹벽 '만화언덕' 등이다.
과거 1970년대 소규모 철재 공장이 밀집한 공장 지대였던 문래 샤링골목은 현재 130여명의 작가와 50여개 작업실이 들어선 예술촌으로 변신했다. 낮에는 철재 상가에서 들려오는 쇳덩어리를 자르고 깎는 소리로 요란하지만, 밤이 되면 작가들이 창작 활동으로 활기를 띤다. 철재상가가 문 닫는 저녁 6시가 되면 곳곳에 숨어있던 창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내니 찾아간다면 6시 이후에 걸음하는 것을 조언한다.
강풀 만화거리는 지하철 5호선 강동역 4번 출구 150여m 앞에 조성됐다. 주택가의 평범한 골목길 담벼락과 대문들이 강풀의 벽화로 채워져 여느 동네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풀만화거리를 둘러봤다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내시장에 가볼 것을 권한다. 평범한 시장이지만 구석구석 강풍벽화거리의 연장처럼 재미있는 그림 간판이 있다.
한편 서울시는 '낯설고도 그리운'이라는 주제로 지난해 '서울 골목길 명소 30선'을 발간한 데 이어 이번에 외국어 가이드북을 추가 발간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번역 발간을 계기로 서울을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이나 서울에 거주하는 유학생 및 외국인의 발길이 잦을 것으로 기대된다. 먹자, 보자, 놀자 등 3개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골목길 30선' 외국어판은 1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로 서울관광 안내소 및 서울도서관, 서울소재 대학 국제교츄러, 어학당 등체 비치되어있다. 온라인 플랫폼 서울스토리(www.seoulstory.kr)를 통해 전문을 열람할 수 있다.
동대문 생선구이골목./visitseoul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