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첫 '빅딜'…콘텐츠 플랫폼 강화
카카오 1조8700억원에 로엔 인수, 콘텐츠 사업 혁신 연장선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 인수는 케이큐브벤처스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입지를 굳힌 임지훈 대표의 첫 번째 '빅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카카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워밍업' M&A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뷰티샵 솔루션 1위 업체 하시스의 지분 51%와 농업벤처기업 만나씨이에이 지분 33%를 확보했다. 12월에는 카카오페이지 공동 운영 회사 포도트리의 지분 47.7%를 매입,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카카오는 '멜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로엔 인수를 통해 향후 멜론 서비스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접목하고 소셜네트워크와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음악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의 확장적 측면에서, 음원 콘텐츠 기업인 로엔을 자신의 플랫폼으로 운용해 다양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무려 15년 동안 서비스를 실시하며 방대한 빅데이터를 모은 로엔은 카카오톡을 무기로 삼은 큐레이션 기능과 훌륭한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종의 '개인화 음악 서비스'도 점쳐진다. 벅스 뮤직과의 협력을 넘어서는 세밀한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카카오의 이번 인수는 세계 4위 음원회사 BGM과 손잡아 250만개의 디지털 저작권 유통을 확보한 알리바바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순수한 콘텐츠 유통, 그 과정에서 다양하고 파편화된 서비스를 카카오톡으로 서비스하는 방식이 예측된다.
이러한 콘텐츠 플랫폼 확장은 카카오의 숙원사업인 글로벌 진출, 더 정확히 말해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네이버 '라인'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믹스 라디오 인수를 통해 서구 모바일 메신저 시장 진출을 타진했던 전략과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카카오는 로엔의 음악 콘텐츠, 모두가 좋아하는 음악 콘텐츠를 자사의 플랫폼에 탑재해 개인화부터 글로벌까지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는 비단 콘텐츠 플랫폼 확장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및 O2O(온·오프라인 연계)를 비롯해 현재 카카오가 수행하고 있는 모든 전략에 적절히 응용될 여지가 있다.
이번 로엔 인수는 카카오의 대단위 전략 중 일부라는 측면으로 해석된다. 현재 카카오는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와 O2O,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남궁훈 엔진 대표를 카카오 게임최고책임자(CGO)로 영입하는 동시에 게임 퍼블리싱 전문기업 엔진을 올해 상반기 인수하는 것과 카카오택시, 카카오택시 블랙, 카카오 드라이버 등으로 O2O의 영역을 넓히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이 사례다.
지난해 12월 16일 카카오페이지로 협력하던 콘텐츠 비즈니스 기업 포도트리 지분 49.7%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도 비슷한 연장선상이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에서 만화와 소설 등 1만3000여 개의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며 지난 2014년 매출 180억원을 올려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