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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핀테크2.0 시대> ①금융권, '무한경쟁' 시대 개막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종로구 그랑서울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1년, 금융개혁 현장점검회의'에 참석한 이후 KEB하나은행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입주공간인 '핀테크 원큐랩'에 방문, 지문인식 본인인증 기술 시연을 체험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금융권에 새로운 '핀테크(FinTech·금융+정보기술)' 바람이 일고 있다. 핀테크 시대의 서막을 연 인터넷결제 등 단순 금융서비스는 '1.0'으로 명명돼 이제 과거의 영광이 됐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IT기술과 금융의 만남으로 탄생한 '핀테크2.0'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함께 금융권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①금융권, '무한경쟁' 시대 개막

핀테크1.0, ATM 중심 지급결제 등 일부 국한…금융업 영향 미미

사물인터넷(IoT)·빅 데이터…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가치 창출 가능

서비스 이용행태 변화·금융권 비용절감 압박 등 시장 환경 급변

핀테크(FinTech·금융+정보기술) 혁명이 금융시장을 바꿔놓고 있다. 금융소비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무인자동화기기(ATM), 폰뱅킹, 인터넷뱅킹 등을 사용하며 "세상 참 좋아졌다"고 했다. 그런 세상이 앞으로는 더욱 편리해진다. 금융사들은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방침과 기술발전에 따라 앞 다퉈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손잡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블록체인(block chain) 등 첨단 기술과 금융의 만남이 미래의 이야기로 일컬어지던 '핀테크2.0'을 눈앞에 현실화시키고 있다.

◆글로벌 IT기업發 핀테크 열풍

해외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IT기업의 금융 서비스업 진출이 활발했다.

구글은 지난 2011년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구글 월렛'을 출시한 데 이어 2013년 이메일 기반의 송금 서비스를 추가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전자지갑 서비스 '패스북'을 출시했고, 지난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전자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아마존도 지난해 6월 전자결제 서비스 '아마존 페이먼트'를 선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은 미국 최대 오픈마켓 이베이의 '페이팔'로, 지난해 1억4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4900만명 고객을 훌쩍 넘어섰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텐센트, 검색 서비스 기업 바이두 등 중국의 3대 IT기업은 지난해 3월 중국 정부로부터 민영은행 시범 사업자로 선정돼 금융업에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은 간단한 지급 결제는 물론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소액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국, 핀테크 흐름에 몸 싣다

금융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시장은 지난 2011년 1011억달러에서 2013년 2354억달러, 2015년 현재 4311억달러로 증가했다.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규모도 2011년 24억달러, 2013년 40억달러, 지난해 122억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의 IT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와 보안 문제 등으로 핀테크 산업에 선도적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인들이 주인공이 입고 나온 코트를 인터넷으로 구매하려다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등에 포기하는 사례가 쟁점이 되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전자상거래 결제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절차를 폐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금융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국내 IT기업 가운데 최초로 모바일 금융 서비스시장에 뛰어든 곳은 카카오톡을 운영 중인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국민·신한·우리 등 15개 은행과 제휴해 소액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를 선보인데 이어 LG CNS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이용한 '카카오페이'를 출시하고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간편 결제시장 거래규모는 올해 2분기 기준 5조7200억원으로, 2013년 1분기 1조1270억원에서 407%나 급성장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LG전자의 'LG페이' 등 국내에서 운영 중이거나 앞으로 나올 간편 결제 서비스는 20종 안팎으로, 치열한 '페이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비용'은 줄이고 '혁신'으로 무장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 육성 정책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앞으로는 은행 계좌정보와 연동된 스마트폰 가계부 앱 등 다양한 핀테크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서의 보험상품 가입 절차도 한결 간소화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종로구 그랑서울타워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1년, 금융개혁 현장점검 회의'에 참석해 업계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핀테크 관련 규제들을 이같이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새로운 플레이어와 서비스로 상징되는 핀테크야말로 금융개혁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라며 "지난 1년간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등 모두의 노력에 힘입어 본격적인 핀테크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된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 하반기 본격 출범한다. 금융과 유통, 통신의 결정체로 불리는 인터넷전문은행 등장과 함께 시중은행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 전통은행과의 경쟁과 협업 속에서 핀테크2.0이 꽃피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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