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테임즈 '타점왕' 집안싸움 본격화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프로야구 타점왕 경쟁이 이호준(39)과 에릭 테임즈(29)의 집안싸움 구도로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테임즈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1안타 4타점을 몰아치면서 시즌 71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70타점 고지를 넘어섰으며 69타점에 머무른 팀 동료 이호준을 제치고 타점 부문 단독 1위에 올라섰다. 이호준이 잠시 주춤한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장타율(0.759) 1위에 이어 타점 1위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지난달 9일부터 43일 동안이나 타점 1위를 지켜온 이호준은 300홈런을 의식해서인지 시즌 초반 몰아쳤던 페이스가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300홈런을 달성해 짐을 내려놓은 데다 고작 2타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언제든지 다시 선두를 빼앗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3위로 이들을 추격하고 있는 넥센의 박병호(29)가 59타점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타점왕 경쟁은 이호준과 테임즈의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둘은 NC의 타순에서 4번과 5번을 맡고 있어 그야말로 집안싸움이 됐다.
그렇지만 양보는 할 수 없다. 이호준은 이번시즌 타점왕에 오르면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점왕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KBO리그 최고령 타점왕은 2005년 현대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래리 서튼이다. 1970년생인 그는 당시 만 35세 나이로 리그 최다 102타점을 올렸다. 국내 타자로는 1986년 해태 김봉연이 만 34세의 나이로 타점왕에 올랐다. 이호준이 타점왕이 되면 만 39세로 이들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이미 만 39세4개월10일의 나이에 최고령 300홈런 기록을 세웠지만 토종 선수로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데 의미가 크다.
테임즈 역시 타점왕 타이틀을 차지하면 장타율 1위에 이어 2관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제 29세인 그는 자신의 몸값을 높일 절호의 기회다.
같은 팀에서 타점왕 경쟁을 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86년 해태에서 김봉연(67타점)과 한대화(66타점)가 1타점차로 1~2위가 갈렸고, 1993년 삼성 역시 김성래(91타점)가 팀 동료 양준혁(90타점)을 1타점차로 이겼다.
1997년은 삼성 이승엽(114타점)과 양준혁(98타점)이 같은 팀에서 타점 1~2위를 차지했으며 2010년에도 롯데 이대호(133타점)와 홍성흔(116타점)이 1~2위로 압도적인 타점 레이스를 주도했다. 테임즈와 이호준이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면 역대 5번째로 같은 팀에서 타점 1~2위가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