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이홍원 기자] 제주도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관광업계가 안도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 메르스민간역학조사단장인 제주대 배종면 교수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141번 환자가 제주를 떠난 지난 8일 이후 현재까지 도내 메르스 의심자 가운데 양성 반응자가 한 명도 없다"며 "141번 환자가 감염원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배 교수는 메르스 잠복기가 14일 이상일 수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잠복기를 2주일로 보고 있고, 141번 환자는 제주에서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14일이면 관찰 기간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141번 환자가 잠복기 상태에서 나흘간 묵은 것으로 확인된 뒤 지난 18일 영업을 자진해 중단한 제주 신라호텔은 공식 잠복기가 종료되자 한짐 던 분위기다.
이날 신라호텔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고려해 메르스 우려가 가실 때까지 영업을 중단을 이어 간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객실 등 호텔 전반적으로 방역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141번 환자가 탑승했던 항공기의 항공사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작업을 벌이며 항공기 내 공기 순환 시스템으로 전염 물질이 기내 공기를 통해서 확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용객들을 안심시키는 중이다.
제주국제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월 3회 계획했던 특별방역을 월 8회로 늘리고 보안검색장 주변 스팀 소독기를 추가 배치했다.
141번 환자가 제주서 다녀간 다른 중소형 관광지와 음식점도 이번 일로 상호가 공개되는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정상 영업을 이어가면서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내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41번 환자의 제주 방문 소식이 지난 18일 발표된 이후 지난 19∼21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만2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2282명)에 견줘 19.6% 급감했다.
이 기간 전세 버스와 렌터카 예약률은 각각 5∼15%, 30∼40%으로 지난달 기준 절반가량에 그쳤다. 숙박업소 예약률도 펜션 35∼45%, 호텔 50∼60%로 낮아졌다.
지난달까지 90% 수준이던 제주∼김포 노선 항공기 탑승률도 지난 주말 40∼50%로 반 토막 수준에 머물렀다.
제주도관광협회는 메르스 사태로 제주가 메르스 청정 지역이 유지되면서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도관광협회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내국인들도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메르스 청정 지역인 제주에서 휴양·건강 목적의 관광을 즐기려는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꾸준히 찾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내국인 관광시장이 다소 숨통을 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메르스 청정지역 유지로 제주 관광시장에 떨어진 발등의 불은 껐으나 이달뿐만 아니라 성수기에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관광협회는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메르스 사태로 내국인 3만5000여명, 외국인 3만7600여 명 등 7만2000여 명이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계획된 제주 관광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했다.
제주도관광공사는 "메르스 사태로 제주∼중국 직항노선 정기와 전세 항공기가 수십 편이 끊겼으나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고 가정하면 다음달부터 항공사들이 운항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 태국과 몽골 등 중국 외 다른 국가와 제주를 연결하는 전세기편을 늘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역시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41개 업종에 4500억원의 특별경영안정지원자금을 융자 지원, 위기 상황 극복에 나섰다.
또 도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와 마케팅 활동, 도 단위 각종 대회와 행사, 지역 단위 문화예술행사와 축제, 마을 만들기 사업 등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