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21일 메르스 환자 3명이 추가발생하면서 메르스 3차 유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환자 3명 중 169번 환자(34)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한 의사로, 같은 병원 보안요원인 135번 환자를 담당하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4차 감염이다. 2차 유행지였던 이 병원에서의 추가 발생이 심각한 것은 이곳이 또다른 3차 유행지가 될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이 병원에서 환자가 나오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전체의 49.1%인 8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20일을 제외하고는 환자 발생이 하루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는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삼성서울병원과함께 강동경희대병원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강동경희대병원이다. 165번째 환자가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 이 병원의 투석실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165번째 환자에게 노출됐던 다수의 신장병 환자들이 최우선 관찰 대상이다.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가 폐와 함께 신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65번째 환자와 함께 투석을 받았던 환자 109명 가운데 확진자가 속출하게 되면 사망자 수도 폭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65번째 환자를 감염시킨 76번째 환자는 21일 확진된 167번째,168번째 환자와도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발생한 12명의 4차 감염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환자가 76번째 환자에게서 감염된 셈이다. 투석실 환자 중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면 처음으로 5차 감염자가 나오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는 투석환자 97명을 모두 입원 격리하기로 했다. 165번(남·79) 환자가 5~9일 메르스가 증상 발현 뒤 이 병원 내 응급실 맞은편에 위치한신장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따라서 면역력이 떨어진 다른 투석 환자들이 메르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면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이 병원에 입원한 기존 환자들은 모두 다른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지난 2차 유행의 불씨가 평택성모병원에서 전원한 환자들로부터 점화된 만큼 발열 증상 체크 등 사전에 완벽한 방역이 요구된다. 복지부는 일단 두 병원을 잘 차단하면 추가적인 대유행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오는 24일까지 예정된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 조처를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4일 환자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55·남)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응급실과 입원실 폐쇄, 외래진료 중단 등 부분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이 기한은 병원 내 잠재적 '슈퍼 전파자'가 될 우려가 컸던 137번 환자 확진일에 메르스 최대 잠복기인 14일을 더한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아직 우리가 예측 가능한 부분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신 방역당국은 정식 음압병상이 없는 삼성서울병원에는 15개 병실에 이동형 음압장치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일반 격리병실 10개의 공기 공급량을 조절해 음압 상태를 만들어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장기 입원이 필요하고 폐렴 증상이 심해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우선 이송한 상태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의 진료재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잇단 의료진 감염과 일부 불분명한 전파 경로 등 논란거리가 남아 있기때문이다. 21일에도 의사 1명이 추가 확진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일부 환자의 감염 경로가 불명확하다는 것도 문제다. 삼성서울병원 암 병동에서 아내를 간호하다 감염된 166번 환자는 어디에서 누구와 접촉해 감염됐는지 모호해 방역 당국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았던 환자(115번 환자)와 비뇨기과 외래 환자의 보호자(141번 환자)도 메르스 확진 뒤 일주일 이상이 지났지만 감염 경로가 완벽히 밝혀지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