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여자월드컵] 한국, 스페인에 역전승 거두고 첫승·첫 16강 진출 쾌거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을 거두면서 첫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18위)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14위)과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1승1무1패가 된 한국은 동시간대 열린 같은 조 브라질(4위)과 코스타리카(37위)의 경기에서 브라질이 1-0으로 이겨 조 2위로 16강에 올라 22일 F조 1위 프랑스(3위)와 16강에서 격돌한다.
이날 반드시 이겨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던 한국은 1,2차전에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던 박은선(로시얀카)을 선발로 내보내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지메시' 지소연(첼시)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좌우 측면에는 전가을(현대제철), 강유미(KSPO)를 포진시켰다. 미드필더에 권하늘(부산상무), 조소현, 수비로 이은미, 황보람, 심서연(이상 이천대교), 김혜리(현대제철)이 포백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현대제철)가 꼈다.
한국은 전반전을 무기력하게 보냈다. 전반 29분 스페인 베로니카 보케테에게 먼저 한 골을 내준 뒤에도 여러차례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기대를 모았던 공격수 박은선은 부상 여파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슈팅수 2-8, 공격 점유율 42%-58% 등 전체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에는 달랐다. 후반 8분 대표팀의 주장 조소현(현대제철)이 그림 같은 동점 헤딩골을 넣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스페인의 공세가 다시 펼쳐졌다. 후반 19분에는 스페인의 에이스 보케테의 슈팅을 선두로 코너킥까지 이어지는 위기를 맞았지만 맡언니이자 수문장인 김정미(현대제철)가 연이은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결국 후반 33분에 역전에 성공했다. 역습 상황에서 김수연(KSPO)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로 올린 공이 상대 골키퍼 키를 넘겨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골문을 잠궜다.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스페인에 프리킥을 내주는 위기를 맞았으나 스페인 소냐 베르뮤데스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가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월드컵 사상 첫승을 거뒀다.
첫 출전한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한 한국은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16강에 진출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16강 상대가 유럽의 강호 세계랭킹 3위인 프랑스로 결정됐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F조에 편성돼 잉글랜드(6위)를 1-0, 멕시코(25위)를 5-0으로 완파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1년 독일 대회에서 4위에 오른 것이다. 한국과는 2003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나 1-0으로 패배를 선사했다.
요주의 인물은 역시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6골 가운데 3골을 혼자 넣은 유지니 르 솜머다.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멕시코를 상대로는 두 골을 몰아쳤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키 161㎝로 큰 편이 아니지만 다부진 체구와 개인기, 몸싸움 능력을 두루 갖춰 경계 대상 1호로 꼽힌다. 프랑스 국가대표로 108경기에서 47골을 터뜨렸고 소속팀인 올랭피크 리옹에서 최근 5시즌 간 146골을 넣으며 빼어난 득점력을 과시한 베테랑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16강전은 22일 오전 5시(한국시간·중계 KBS2)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 장소는 우리나라가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렀던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