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하루 사이 8명이 추가돼 162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20명, 치사율도 12.3%로 상승 중이다. 격리자 역시 922여명이 급증해 6508명이 격리됐다. 17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퇴원자와 사망자를 제외하고 치료 중인 124명 가운데 18명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렇듯 메르스 감염자는 연일 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오늘이 고비라며 계속 헛발질을 하다 보니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환자를 격리하고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이 15일부터 부분 폐쇄에 들어갔고 이어 대전 건양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전국 40여 병원이 응급실 진료를 중단하면서 '의료공백'이 시작됐다. 특히 위급한 일반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등 '의료대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미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나 입원을 한 환자들은 일부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의료난민'이 될 처지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국 암 수술의 10%를 차지해 수술 중단으로 인한 암 등 중증 질환자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 중증 환자들 역시 메르스에 노출된 병원을 피해 여기저기를 난민처럼 떠돌다보면 의료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약 2000병상이 다 찰 정도로 전국규모의 초대형 병원에 속한다. 평소 하루 평균 응급환자 200여 명, 외래환자 8500명이 찾고 205건의 수술을 진행해온 만큼 외래와 응급실 업무 중단으로 인한 의료계 파장은 클수 밖에 없다.
2014년도 한국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메르스로 인해 일반환자들의 진료에 얼마나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는지 예상할 수 있다. 심평원이 내놓은 '2014 진료비통계지표'에 나온 환자수는 1년간 총 입원수는 7백44만 9000명이고 외래환자는 4천904만1000명에 이른다. 또 전국 요양기관 현황은 총 6만5571개소이고 의료진은 일반의 9만2927명, 치과의 2만2952명, 한의사 1만8767명이다.
이 통계처럼 거의 전국민이 년 1회이상 병원을 이용했고 입원수는 전체 인구의 15%가 해당된다. 그리고 일반의 1명한테 진료 받는 환자수는 70여명다.
그런데 의료진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 의료 대란 가능성도 높아진다. 17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 162명 중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은 28명으로 18%에 달한다. 더군다나 6500명이 넘는 격리대상자의 상당수가 의료진인데다 대체인력 충원이 어려워 나머지 인력들이 대신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이계속지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메르스사태가 장기화 될 수록 병원 가기를 거부하는 일반환자들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만약 제 때 진료를 받지 못하면 병의 위중이 더 깊어지고 불안감이 높아지게 된다.물론 병원들의 수입도 대폭 감소하게 돼 의료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크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메르스가 장기화 됨에 따라 생기는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 간 협의를 통한 메르스 관련 진료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도 병실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거나, 의료진 부족으로 적절한 진료를 못 받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의협의 신현영 대변인은 "정부가 폐쇄된 병원이나 의료진에 재정지원과 보상은 전혀 하지않고 있다"면서 "메르스 검사를 하는 PCR은 한 번에 10만원 정도 하는데 이를 병원에서 부담해야 한다. 개인병원은 문을 닫는 동안에도 임대료를 계속 내야 한다. 의사 뿐만 아니라 만성신부전 환자나 임산부 등 진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 환자들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거부를 당하면 심각한 위험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계속해서"일선 보건소의 경우 메르스 초기대응이 지금까지 계속 보고되는 것은 정부의 선제적 대응능력에 문제가 있기때문이다"고 보았다. "환자들이 메르스로 인해 안심병원을 찾아 몰리고 있는데 정부는 숫자발표만 할 뿐 부족한 의료인력과 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서 답답하다 "며 "정부는 하루속히 현장에 필요한 인력과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