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15년간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악단을 이끌어온 지휘자 정명훈이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역사상 최초의 명예 음악감독으로 추대됐다.
명예 음악감독은 오케스트라에 공적을 남긴 지휘자에게 부여하는 영예로운 직책으로, 정명훈 감독은 음악감독 임기가 끝나는 올해 상반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과 관계를 맺게 된다.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은 지난 12일 오후 8시(현지시간) 파리의 라디오프랑스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정명훈 감독을 명예 음악감독으로 추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연은 15년간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을 이끌어온 정명훈 감독의 마지막 임기를 기념하는 자리로 'Merci Maestro'(고맙습니다. 마에스트로)라는 부제가 붙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말러 '교향곡 5번' 연주가 끝나자 마티외 갈레 라디오프랑스 사장이 무대에 등장해 "지난 15년간 정명훈 감독이 라디오프랑스 필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면서 정 감독을 명예 음악감독으로 추대한다고 선언했다. 정 감독은 단원·관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과 비제의 '카르멘 전주곡'을 앙코르로 선사했다.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은 1937년 창단된 프랑스 국립 라디오방송공사(ORTF) 필하모닉을 모태로 1976년 현대 음악의 거장 피에르 블레즈가 재정비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정명훈은 폴란드 출신의 명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1984-2000)에 이어 2000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으며 이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발전을 이끌었다.
한편 정 감독은 오는 15일 이탈리아 최고 권위 음악비평가협회상인 '2015 프랑코 아비아티상'을 생애 두 번째로 받는다. 한국에서는 8월 1일 '강변음악회', 15일 '광복절 기념 음악회' 등 서울시향의 무료 공익공연으로 지휘봉을 잡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