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문객들의 메르스 예방을 위해 정문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사진 손진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로 마스크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가격 폭리 등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9일 직장인이 몰려 있는 을지로 일대의 약국·편의점·드럭스토어 등에서는 마스크 품절 사례가 잇따랐다. 특히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제품은 구매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가는 곳마다 재고가 없다며 손사래를 쳤고, 내일이면 (재고가)들어오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조 업체에서도 판매할 물건이 부족한데 무슨 수로 다음날 재고를 확보하냐"며 푸념하기도 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마스크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마스크의 경우 대체로 제조업체가 권장소비자가를 정하지 않고 유통업체가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판매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스 제도를 취하고 있어 대리점들이 마음대로 공급가를 조정할 수 있다. 이에 최근 메르스 사태로 공급이 딸리자 일부 약국들은 평소보다 가격을 올려 팔고 있었다.
실제 한 쇼핑몰 내에 있는 약국에서는 3M 방진마스크가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 제품은 평소 3000원에 판매돼 왔다. 또 다른 약국은 크리넥스 마스크를 평소 보다 2000원 비싸게 팔았지만 이마저도 품절돼 현재 추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유통 채널과 직접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대리점들이 물건을 대주고 있다"며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뛰고 있으며 이번 뿐만 아니라 황사 때도 마찬가지로 올랐다"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에서도 판매자가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옥션의 웰킵스 황사마스크 판매 페이지에는 취소·환불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이 제품은 총 255개가 팔려 나갔다. 대부분 결제까지 완료했지만 재고 부족으로 주문이 자동취소돼 환불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한 구매자는 "어렵게 산거였는데 재고가 없으면 미리 품절이라 띄워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G마켓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량 부족으로 자동 결제 취소가 된 한 구매자는 "진작 말했으면 다른 거라도 샀다"며 불만 글을 게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 예측이 어렵다"며 "메르스 전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갑자기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나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중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