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제작된 대형 뮤지컬…7월16일~9월5일 LG아트센터
'새신랑' 안재욱이 신혼여행도 뒤로 미룬채 뮤지컬 '아리랑' 공연에 나선다.
뮤지컬 '아리랑'은 조정래의 대하소설이 원작으로, 일제강점기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투쟁의 역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2007년 '댄싱 섀도우' 이후 8년의 공백을 깨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공연돼 더욱 의미가 크다.
안재욱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을 맡았다. 송수익은 양반의 집에서 태어나 편안한 삶을 버리고 옳은 길이라 믿는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내면의 고뇌를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다.
9일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안재욱은 "훌륭한 배우들이 많은 데 아리랑 무대에 설 수 있게돼 감사하고 송수익을 맡았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만약 객석에서 '아리랑' 공연을 보게됐다면 정말 후회했을 것"이라며 "색시가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신혼여행까지 미루고 출연을 허락해준 색시에게 감사하다"고 아내 최현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3년여에 걸쳐 기획·제작된 뮤지컬 '아리랑'은 12권의 소설 속 아픔의 역사를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재편했다. 환란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던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를 포함한 50여 곡이 19인조 오케스트라 선율로 펼쳐진다.
작곡가 김대성은 "전통적인 요소들을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다.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등 전통적인 서양 악기에 해금과 북만을 덧입혀 다양한 변주와 반복이 주는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정래 작가는 " 우리 역사는 지울 수도 없고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 오늘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며 "뮤지컬로 다른 생명을 받은 '아리랑'을 통해 우리 국민이 응집되고 단결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민족적 증오와 울분에 공감하고, 우리 선조들의 힘든 인생사를 통해 눈물 흘리게 하는 그런 작품이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박명성은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우리의 아픈 과거를 한번은 매듭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2007년 '댄싱 섀도우' 이후 사고칠 만한 작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리랑을 선택했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진지하게 만들어간다면 세계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뮤지컬 '아리랑'은 20년대 말까지로 시간을 한정했다. 소설 속 수백 명의 인물들은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필요한 만큼 소설에 없는 관계의 설정도 이뤄졌다.
극본·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전라도 사투리로 '오지다'는 말은 뭔가 형언할 수 없이 좋다는 것인데 정말 이 작품은 오지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며 "40년의 대서사시를 2시간40분 분량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프지 않게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있게 만들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공개했다.
무대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꾸며지고, 화려함을 위해 뮤지컬 '고스트'에서 사용됐던 트레블레이터와 LED 등이 사용됐다.
송수익 역은 안재욱과 함께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맡았다. 어지러운 시대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양치성 역은 뮤지컬 배우 김우형과 카이가 더블캐스팅 됐다. 고난과 유린의 세월을 몸소 감내하는 수국 역은 윤공주와 임혜영이 맡아 한국여인의 강인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수국의 친구로 수난의 나날들을 이겨내는 옥비 역은 국립창극단의 히로인 이소연이 출연해 판소리와 뮤지컬 음악을 오가며 한국의 멋과 흥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수국의 사랑 득보는 뮤지컬 '원스'로 사랑받은 이창희와 연극배우 김병희가 번갈아 출연한다.
뮤지컬 '아리랑'은 7월16일~9월5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아리랑'에서 송수익 역을 맡은 안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