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강민규 기자] 국민안전처(장관 박인용)가 6일 발송한 메르스 관련 '긴급재난 문자'를 받은 시점이 시민 개인별로 최고 30분 이상 시차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시민들은 "진짜 긴급상황이면 몇분 몇초 사이에 생사가 갈릴 수 있다.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 게 복불복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재난 문자서비스도 부실이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은 7일 "국민안전처의 요청에 따라 가입자들을 지역별로 나눠 집단 문자 발송 서비스를 했으며, 이미 메뉴열화 된 상태에서 자동으로 발송되는 것이어서 개인별 시차 발생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번 경우에는 재난문자를 조금 늦게 받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만약 독가스 누출 같이 정말 긴급한 재난 상황인 경우 20~30분이면 생사가 갈릴 수 있는 시간이다. 긴급재난 시 국민안전처가 국민들에게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휴대폰 문자서비스인 점을 감안할 때 모든 국민이 거의 동시에 문자를 받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시급히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동아닷컴의 6일 기사에 나온 사례./출처=동아닷컴
실제로 6일 언론에 공개된 메르스 긴급재난문자 도착 시간을 보면 최대 30분 이상 차이가 난다.
동아닷컴이 관련 기사에 인용한 사례의 경우 문자 수신 시각이 오전 11시29분이다. 반면 메트로신문에 거론된 한 회사원 ㄱ씨의 경우 최초 수신시각이 오전 11시 53분이고, 3번째 문자 도착 시각은 오후 12시2분이다.
ㄱ씨가 첫번째 문자 수신 시 상황을 인식했어도 동아닷컴 사례의 시민보다 상황 인지 시간이 24분이나 늦은 셈이다.
만약 ㄱ씨가 3번째 문자를 받고서야 내용을 확인했다면 동아닷컴 사례 시민 보다 33분이나 늦게 상황을 알게 됐을 것이다.
이 정도 시간차면 뒤늦게 문자서비스를 받은 시민의 경우 '긴급문자'라는 게 사실상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긴급재난문자는 국민안전처과 이동통신사의 협의에 따라 태풍·호우·폭설·지진 등 각종 재난이 났을 때 행동요령 등을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6일 문자서비스는 국민들에게 메르스의 위험성을 차원에서 발송했다. 휴대폰 환경설정, 시·군·구 경계지점에 따라 수신 건수 등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