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보라 기자] 메르스(MERS·중동급성호흡기증후군) 괴담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가 지역사회에서 크게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메르스 발병 현황과 관련해 병원 내 유행 상태"라며 "지역사회 내에서 번지는 양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중동도 대부분 병원 내 감염이었고 지역사회에서 계속 퍼져 나간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기를 매개로 한 메르스 감염 가능성도 낮다고 주장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공기 전파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사우디 등 사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한 두번째 병원은 특수하다. 보통 한명의 환자가 2m 안에서 비말(침)로 감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의료진의 손이나 청진기 등의 매개물 또는 환자가 쓰던 물건 등을 통해 감염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걸 열어두고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09년 유행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를 비교해 "2009년 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전염력이 매우 높았지만 메르스는 다르다"며 "오히려 자택 격리 조치가 국민들의 공포를 키운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포럼에서는 메르스에 노출된 사람을 철저히 관리하는 감시체계 구축이 강조됐다.
이재갑 교수는 "최악의 상황은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파국을 맞을 수 있는 상황까지 전제한 최악을 가정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대응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메르스 병원 명단 공개 논란에 대해 의료기능 유지를 위해 병원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진에게만 공개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천병철 교수는 "메르스 발생 병원이 일반인에게 노출될 경우 중요한 치료를 앞두고 있는 해당 병원내 입원환자들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며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도 진료를 못하는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메르스에 노출되지 않은 병원은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