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평화 상가 소상공인들, 시내면세점 도전
도매시장·쇼핑몰· 봉제공장 등 활성화 기대
[메트로신문 염지은기자]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한류 패션의 성지인 동대문시장 일대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동대문의 터줏대감격인 '제일평화' 상가의 소상공인들이 면세점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제일평화 상가를 운영하는 ㈜제일평화는 400명 이상의 주주, 수 천명의 입점 상인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상가 건물 6~7층에 '동대문 제일 면세점'을 짓겠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제일평화 컨소시엄의 이윤하 시내면세점 추진단장은 "제일평화 시장은 동대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바로 옆, 도매상권 진입 지점에 있어 중국·일본 등 외국 관광객 수요가 많다"며 "수 십 년 동안 동대문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장사한 소상인들의 경험도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제일평화 상가의 구체적인 면세점 운영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소상공인들의 면세점 사업 참여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이다.
1979년 개장한 제일평화 상가는 동대문 시장내에서도 심장부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의류뿐 아니라 핸드백·구두·액세서리까지 고급 패션을 판매하며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동대문 제일백화점'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4~7층까지 4개 층을 리모델링하며 고객 편의 시설을 보강하고 외관을 현대적으로 바꿨다.
동대문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최신 유행 패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30여개의 도매 쇼핑몰과 약 3만개의 상점이 입점한 대한민국 패션 1번지다.
하루 100만의 유동인구가 오가는 국내 대표적 관광 명소이자 패션산업 집적지이지만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세계적 패션 도시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제일평화시장이 면세점으로 지정되면 한국 패션의 메카에서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의 도약을 기대해 봄직하다.
인근 평화시장 등 전통 도매시장을 비롯해 두타, 디자이너클럽 등 현대식 쇼핑몰들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 시장을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15만여 소상인들은 물론 인근 창신동의 3000여개로 추산되는 봉제 공장 등 제조업체들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특히 '조세 수입을 포기해야하는 사업으로 수익금은 공익 목적에 써야 한다'는 면세점의 사업 취지와도 부합한다.
해마다 20%가 넘는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8조3000억원에 달한 면세점 시장의 과실은 고스란히 대기업의 몫이 되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과 호텔신라 면세점은 30년 넘게 독과점 지위를 누리며 경쟁력이 약한 국산품의 판매 촉진에는 관심없이 외국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독점과 특혜만 더욱 굳어지며 재벌 지배가 반영구화되고 있는 면세점 시장에서 제일평화 상가의 면세점 지정이 적극 검토돼야 하는 이유다.
이참에 제일평화 상가뿐만 아니라 남대문시장의 면세타운 지정도 고려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