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박선옥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3월 초 두바이투자청으로부터 4조원을 유치, 검단지역에 '퓨처시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들은 "유 시장이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에 힘을 보태기 위해 공수표를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 검단지역 1단계 사업부지 386만㎡에 글로벌 기업도시를 조성하는 '퓨처시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인천시는 앞서 3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정복 시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칼리파 알 아부스 두바이투자청 부사장 겸 퓨처시티 CEO를 만나 인천 검단 기업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시는 "서명 과정만 남긴 MOU는 최종 투자합의에 따라 통상적인 포괄 업무협약 수준이 아닌, 사실상의 준계약서 형태로 구체적인 투자계획과 사업내용까지 담고 있다"며 "MOU는 2주 후 두바이투자청 CEO가 인천을 답방해 체결할 계획"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3월 중순쯤으로 예정됐던 MOU 체결은 두 달이 넘도록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 지역개발유치팀 관계자는 "언제 MOU를 체결할지 잡힌 게 없다"며 "아직 어떤 곳과 어떤 내용으로 하게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 인천시민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에 힘을 보태고자 유 시장이 장밋빛 풍선을 띄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3월 1일부터 8일까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순방했다.
인천시민참여예산네트워크 측은 "검단에 두바이 4조원 투자유치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유정복 시장이 직접 밝혀야 한다"며 "투자유치가 사실이 아니라면 솔직히 인정하고 검단신도시 사업 포기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당시 두바이투자청은 검단 퓨처시티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다"며 "브로커가 중간에서 작업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귀띔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브로커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검단지역에 투자하려는 곳이 두바이투자청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브로커가 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