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영화

[스타인터뷰] '간신' 김강우 "폭군 연산군, 연민 느끼길 바랐죠"

배우 김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배우는 늘 변신을 기다린다. 한 가지 모습에 머물러서는 배우로서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신의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신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배우에게는 독이 된다.

김강우(36)도 다른 배우들처럼 변신의 기회를 기다렸다. 그러나 서두를 생각은 없었다. 지금 하고 있는 연기를 묵묵히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변신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간신'(감독 민규동)을 만나면서 현실이 됐다.

영화 '간신'./롯데엔터테인먼트



강직하고 올곧은 청년의 이미지로 김강우를 기억하고 있다면 '간신'에서 그가 조선시대 최고의 폭군인 연산군을 연기한다는 사실이 의외처럼 여겨질 것이다. 김강우도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의아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연산군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준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민규동 감독, 그리고 제작사 수필름과의 친분 덕분에 보다 빨리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고민도 많았다. 기존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뤄진 연산군과의 차별화 때문이었다. 다행히 연산군이 등장하는 작품을 거의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담이 아닌 용기를 갖게 했다. 시나리오 속에 연산군 캐릭터의 차별화에 대한 실마리가 잘 담겨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폭군으로서의 연산군의 모습은 이미 많이 나왔잖아요. 하지만 '간신'에서처럼 예술가로서의 연산군을 보여준 적은 없을 거예요. 역사에도 연산군이 처용무를 추면 여자들이 다 울 정도였다고 기록돼 있다고 해요. 그만큼 감성과 에너지가 풍부했던 거죠. 시대를 잘못 태어난, 천재는 아니어도 기인은 될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배우 김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영화는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기 다른 욕망으로 뒤얽힌 인물들을 통해 헛된 욕망의 비극을 그려낸다. 그 중심에는 광기에 사로잡힌 연산군이 있다. 예민한 성격으로 평소 음악을 잘 듣지 않는 김강우지만 이번 만큼은 촬영 전 늘 음악을 들으며 "감정의 워밍업"을 했다. 촬영 직전 아드레날린 수치를 높여놓지 않으면 연산군의 '광기'에 빠져들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감정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핀이 나가" 자신도 모르는 연기가 튀어나올 때가 있었다.

그러나 김강우가 방점을 둔 것은 욕망과 광기가 아니었다. 폭압적인 모습 이면에 감춰진 연약한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어떤 캐릭터든지 연민이 없으면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정자에서 임숭재(주지훈)와 같이 춤을 추던 연산군이 자신을 죽여 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이야말로 연산군 캐릭터의 완성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연산군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요. 잽도 보여줘야 하는데 스트레이트만 보여준 느낌이랄까요?"

배우 김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영화에서 펼쳐지는 연산군의 만행을 보다 보면 배우가 아닌 인간으로서 도덕적·윤리적 괴리감을 느끼지는 않았을지 궁금증이 생긴다. 그러나 김강우는 "연기이기 때문에 그런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산군의 광기 또한 연기로서 즐기고자 했다. 물론 그 광기를 느껴보기 위해 촬영 전 1주일 정도를 외딴 방에서 보냈다는 일화는 그가 연기를 즐기기 이전에 얼마나 노력하고 집중하는 배우인지를 잘 보여준다.

'간신'을 마친 뒤 김강우는 연산군을 너무 빨리 연기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표현의 폭이 점점 넓어져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역할 비중에 상관없이 다작을 해온 것도 그만큼 연기의 재미를 느끼고 있어서다.

"나이를 먹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잖아요. 인생에 무언가가 하나씩 덧붙여지고 있죠. 그럴수록 표현력이 좋아지는 걸 느껴요. 그만큼 연기도 재미있고요. 앞으로도 연기를 오래 하고 싶어요. 연기한지 이제 횟수로 13~14년쯤 되는 것 같은데요. 100세 시대니까 지금부터 35년 정도는 더 하지 않을까요? (웃음)"

배우 김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