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빚더미' 서울시 산하기관, 성과급 잔치
5개 투자기관 부채·성과급 대부분 차지해
서울시 산하기관들이 22조원이 넘는 부채를 쌓아놓고도 최근 3년간 임직원에게 3560억원의 성과급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17개 산하기관의 부채는 22조50억원에 이른다.
특히 SH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서울시설관리공단, 서울농수산식품공사 등 5개 투자기관의 부채가 전체의 98%인 21조5994억원에 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 17개 산하기관은 2012~2014년 3년간 357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SH공사 등 5개 투자기관은 부채뿐 아니라 성과급도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기관은 같은 기간 3304억원, 임직원 1인당 평균 1735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1명당 성과급은 농수산식품공사 2297만원, 서울메트로 2031만원, 서울도시철도 1522만원, 서울시설관리공단 1391만원, SH공사 945만원 순으로 많았다.
투자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제도도 유명무실했다.
2013년 기관 평가에서 '다' 등급을 받은 서울메트로는 기관장 260%, 직원 140%의 성과급을 받았다. 당시 부채는 3조3035억원, 전년도 영업적자는 172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라' 등급을 받은 서울도시철도 역시 3년간 부채가 증가하고, 전년도 2658억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기관장·직원 모두 성과급 100% 이상을 수령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측정에서 최하 수준인 4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3년 연속으로 부채가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이 계속 줄었는데도 기관장은 280%, 직원은 195%의 성과급을 받았다.
투자기관 외 12개 출연기관에서는 기관 평가는 나쁜데 기관장 평가는 좋은 허점이 드러났다.
서울의료원은 최근 3년간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기관 평가도 '나~다' 등급에 그쳤다. 그러나 기관장 평가는 3년 연속 A를 기록하며 성과급도 직원보다 2배가량 더 지급됐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역시 수백억원대의 적자에 최근 2년간 기관평가 '나', 국민권익위 청렴도 4등급임에도 기관장은 최고 등급은 S로 평가됐다. 성과급도 최대 수준인 300%가 책정됐다.
이 외 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재단도 '나~다' 수준의 기관평가에도 불구하고 기관장은 A등급을 유지하고 성과급 비율도 직원보다 높았다.
이노근 의원은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산하기관이 성과급 제도 운영을 부실하게 해왔다"며 "이는 곧 시민 세금 낭비로 이어지는 만큼,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체계와 성과급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