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이타테(飯館) 마을에 오염된 폐기물이 들어 있는 검정자루들이 쌓여있다. /뉴시스
4년만에 태평양 건넌 후쿠시마 방사능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 건너 캐나다 서부 연안에서 검출됐다. 사고 이후 4년만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는 지난 2월 19일 캐나다 서부 밴쿠버섬 유클루릿 앞바다에서 수거한 샘플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1㎥당 1.4베크렐의 세슘-134과 5.8베크렐의 세슘-137이다.
연구소는 세슘-134의 반감기가 2년이기 때문에 해양 샘플에서 검출된 세슘-134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의 경우 핵실험으로도 방출돼 자연계에 존재하지만 후쿠시마 사고로 그 양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해양연구소는 지난 15개월간 미국과 캐나다 서부와 하와이 해안 60여 곳에서 해양 샘플을 수집해 조사해왔다. 지난해 11월 미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150㎞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방사성 물질이 탐지되기는 했지만 북미 연안 샘플에서 검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은 인체나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극미량이다. 캐나다에서 식수용 세슘-137 허용기준은 1만 베크렐/㎥이다. 전문가들은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보고 있다.
해양연구소는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2배가 포함된 바다에서 사람이 매일 6시간씩 수영을 한다고 해도 치아 X선 촬영 1회로 발생하는 방사선보다 1000배 적은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켄 붸슬러 박사는 적은 양의 방사선이라도 검출량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는 수개월 내에 북미 해안에서 탐지 가능한 양의 방사선 물질이 더 많이 검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방사능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의 깊게 해양을 모니터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