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사망 12주기, 만우절 죽음…'자살'이냐 '타살'이냐 "미스테리" /영화 이도공간
장국영 사망 12주기, 만우절 죽음…'자살'이냐 '타살'이냐 "미스테리"
만우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는? 바로 장국영이다. 그것은 거짓말 같은 그의 죽음 때문이다.
지난 2003년 4월 1일 홍콩배우 장국영(장궈룽·張國榮)이 세상을 떠났다. 장국영은 이날 오후 6시 40분경 홍콩섬 센트럴에 위치한 원화둥팡 호텔에서 46세의 나이로 투신자살 했다.
사람들은 만우절 해프닝으로 생각했지만 사실로 드러났다. 벌써 12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거짓말이길 바라고 있다.
홍콩의 만우절은 웃음이 없다. 매년 만우절이면 홍콩 스타의 거리, 마담 투소 박물과,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등 장국영과 연관 있는 장소에 팬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헌화대가 마련된다.
장국영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것이다.
무엇이 그를 세상에서 등돌리도록 만들었지는 확실치 않다.
가장 유력한 원인은 '우울증'이다. 장국영은 스타로서는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현실에서는 외로웠다.
장국영의 가족-아버지, 장국영, 형제 자매, 어머니(왼쪽부터)
장국영은 1956년 홍콩의 부유한 가정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말론 브란도나 알프레드 히치콕에게서 오더가 올 정도로 유명한 재단사였다.
장국영의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화로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그의 형제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두 쪽으로 나뉘어 지냈고, 이 과정에서 장국영은 철저히 소외됐다.
이에 장국영은 어머니로부터 애정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다는 말을 남겼고, 집안에서 그가 가장 의지했던 것은 유모였다.(성인이 된 후에도 유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민감한 데 이런 성장환경이 영향을 끼쳤고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기도 했다.
그의 지인은 이러한 배경 때문에 "장국영은 너무나도 엄마의 사랑을 간절히 원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장국영도 "만약 내가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어머니가 날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장국영은 부모의 사랑 뿐만 아니라 연애에서도 실패적이었다.
장국영이 22세였을 때 만난 모순균은 그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다. 이 일로 장국영은 크게 좌절하고 말았다. 모순균은 그가 생애 유일하게 사랑했다고 인정할만큼 소중하게 생각했던 여자였다. 그녀의 부모님 선물까지 챙길 정도로 열과 성을 다했지만 결국 버림 받고 말았다.
이후 1981년 영화 Agency 24를 촬영하면서 만난 여배우 예시배와도 2년 동안 교제했지만 그녀와 헤어진 뒤 별다른 연애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던 1997년 남자 애인 당학덕과 함께 나타났다. 두 사람의 동성 염문설은 큰 화제가 됐다. 장국영은 직접적으로 커밍아웃을 하지는 않았지만 2000년 타임지에 본인이 "나는 양성적이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등의 발언들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커밍아웃했다.
장국영은 "나는 당학덕과 만나기 전에 스캔들이 몇 번 있었지만 그를 만나고 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한 적 없다"고 할만큼 당학덕을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국영은 일생의 사랑을 찾았지만 곧 불행해졌다. 홍콩의 파파라치는 그 취재 방식 만큼이나 악명 높은데 장국영이 그들의 목표물이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장국영은 당학덕에게 미안해했고 결국 우울증에 걸린다. 장국영은 결국 그와 교제하던 2003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당학덕은 장국영이 떠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와 살던 집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타살설'이다.
당시 장국영의 죽음은 충격 만큼이나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홍콩 경찰은 장국영이 24층에서 투신했다고 밝혔지만 여기서 여러 가지 의문점이 발견된 것이다.
우선 사망 시각이다. 병원측은 장국영이 병원으로 이동 중에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24층에서 투신했다면 무조건 즉사했을 것이다.
빌딩의 형태가 아랫층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구조라 장국영이 투신했다면 필시 중간층에 떨어지거나 부딪혀야 했는데 그런 흔적이 없었다.
또한 자살 10분 전에 장국영은 주차장에서 지인과 통화를 했다. 투신이 맞다면 장국영은 주차장에서 24층까지 전속력으로 올라가 뛰어내렸어야 한다.
무엇보다 장국영은 정상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자살 당일에도 지인들과 식사를 했으며 팬미팅 등 평소와 다른 점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장국영의 시신이 수습되는 사진이 공개됐는데 24층에서 떨어질 정도의 시체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온전한 상태였다. 24층에서 떨어지면 엄청난 소리가 나기 때문에 근처에 지나던 누군가가 바로 알아챘어야 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인인 당학덕이 그의 460억 재산을 상속했다는 점도 의심점으로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