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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법 공청회...이재용 재산 환수 '최대 논란'



이학수법에 대해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26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주최로 열린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이학수법) 공청회에서 제3자 재산권 환수, 평등권침해, 이중처벌 등의 문제를 놓고 공격과 방어가 이어졌다.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으로 부당하게 획득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이익을 환수하려는 입법움직임이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에 들어선 것이다. 특히 법무부는 이학수법의 '환수'를 사실상 형법상 '몰수'로 보고 있어 삼성SDS 사건에서 실형을 받지 않은 이재용 부회장 등 제3자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형법에선 몰수의 대상을 범죄자로 한정하고 있어서다.

◆이재용 재산 '환수' 논란…민사냐 형사냐

이날 공청회에선 제3자의 재산권 침해 여부를 놓고 창과 방패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우선 범인이 아닌 제3자가 가진 이익까지 환수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과 합리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이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안은 형사법적 절차와 무관하게 법무부장관의 판단에 따라 특정재산범죄를 저지른 자가 아닌 제3자 소유의 재산까지 박탈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적법절차원칙에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9년 삼성SDS 사건과 관련,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김인주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학수법이 통과되면 이재용 부회장 등의 재산도 환수된다. 삼성SDS BW를 헐값으로 사들여 현재 상장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을 국가가 환수하도록 한 게 법안의 핵심이다.

형법 제48조에 따른 몰수는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이학수법이 만일 범인 외의 자에게 특정한 범죄수익이 귀속됐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수익 등을 형사적 형벌 수단인 몰수를 이용해 환수하는 것은 형법의 기본원리에 배치된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사상 절차에 따른 범죄수익 등의 환수는 범인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범인이나 제3자나 누구든지 범죄수익을 소유하거나 그로부터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경우 민사상 몰수는 그 소유자가 누구인지 구분치 않고 있다. 다만 형사상 몰수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범인과 그가 소유한 해당 재산만을 몰수 할 수 있다고 한 교수는 설명했다. 이학수법은 민사적 환수에 관한 법이기 때문에 형법 원리의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진우 법무부 검찰국 국제형사과장은 "법안은 범죄적 횡령.배임과 관련해 점죄수익을 '환수'한다는 표현을 썼지만 정부는 검사의 집행으로 재산을 강제처분할 수 있어 현행법상 형법의 몰수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법안의 범죄수익 환수 절차가 민사상 환수가 아니라 형법상 몰수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학수법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권 침해 문제 등은 더욱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정 개인 '타깃'…기업조직 범죄 '타깃'

이학수법이 평등권을 침해하느냐를 놓고도 토론이 이어졌다.

전원책 변호사는 "이 법안이 특정재산범죄의 수익을 환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삼성 SDS BW발행사건을 그 표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개별사건법률(처분적법률)로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법률은 일반적으로 적용돼야지 어떤 개별사건에만 적용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학수법은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기업과 같은 경제조직 내부에서 이뤄지는 배임이나 횡령에 대해 적용한다"며 "재벌기업이 삼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이밖에 이중처벌 논란도 뜨거웠다.

전 변호사는 "삼성SDS BW를 통한 편법상속 사건에 따른 모든 처벌과 피해배상은 이미 종료됐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 또다시 처벌하는 감정적 입법이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443억의 증여세를 납부했고 회사에 끼친 손해배상으로 지연이자등을 포함 삼성SDS에 357억원을 배상했다는 게 전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법안 찬성진영에선 형법 제49조에 따라 몰수는 다른 형벌에 부가해 부과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몰수 부가성 조항 때문에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몰수의 형태를 추가로 활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영미권에선 몰수와 관련해 형사적 절차와 민사적 절차를 모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태섭 변호사의 사회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는 새누리당 소속 나성린.류성걸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새정연에서는 강기정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홍종학 전순옥 박기춘 김영록 김기식 설훈 이종걸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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