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먼윙스 항공기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인디펜던트 (The Independent) 제공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조종사 2명 가운데 한 명이 조종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기체 결함, 시스템 고장, 조종사 과실 등 추측만 난무하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사고 조사에 참여 중인 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두 명의 조종사 중 한 명은 사고 발생 직전 조종실로 돌아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기 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한 조종사가 바깥에서 가볍게 노크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어서 문을 세게 두드렸지만 아무 답이 없었다"며 "이어 이 조종사가 문을 거의 부수려고 드는 소리가 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조종사가 조종실 밖으로 나간 이유는 알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또 다른 프랑스 고위 관계자는 8분가량 급하강하는 동안 조종사들이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은 점이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CVR 복구 불가능할지도
AFP통신은 증거자료 부족으로 사고 조사가 미궁에 빠져들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2개의 블랙박스 중 손상된 채 발견된 CVR의 복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장-폴 트로아덱 BEA 전 조사책임자는 이에 대해 "CVR의 핵심부품인 메모리카드는 잘 보호돼 있기 때문에 손상이 있어도 사용불능 상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사의 자살 시도와 제3의 인물의 조종실 침입 등 제기되는 다른 가능성도 블랙박스 분석 결과가 나와야 사실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BEA는 현재 확보한 블랙박스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확보한 사실은 밝혔지만, 더 이상의 정보는 내놓지 않고 있다.
CVR에는 조종실 대화 및 교신 내용은 물론 출입문 개폐음과 스위치 조작음, 화재 경보음까지 기록돼 추락 원인 규명에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AFP통신은 이밖에 BEA 발표와 잔해,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사고기가 폭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락한 정황이 나타나지만 추락 전 폭발이 있었는지도 규명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손상된 음성녹음장치/텔레그레프(The Telegraph)제공
사고 여객기 저먼윙스에 탑승해 사망한 엘레나 블레스(16)/메일온라인(MailOnline)제공
한편 150명의 여객기 사망자 중 스페인에서 일주일 간 연수 프로그램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오던 독일 학생 16명이 대거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독일 소녀 엘레나 블레스(Elena Bless)는 저먼윙스 여객기가 알프스 산에 충돌하기 직전 친구들에게 '가족이 너무 보고싶다'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엘레나를 포함한 다른 학생들 또한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다'며 '스페인에서 기념품들을 사가고 있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겨 많은 이들이 이들을 애도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