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메카' 동대문 상권이 부활할 수 있을까.
롯데에 이어 현대까지 유통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2000년대 이후 침체됐던 동대문 상권이 어떻게 재편될 지 업계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불황 속에 아직 장밋빛 전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유통 대기업들의 진출로 기존 소상공인들이 삶의 터전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동대문 쇼핑몰 타운에 위치한 '케레스타(구 거평크페야)' 건물 임차를 계약을 맺었다. 케레스타는 지하 6층~지상 23층, 연면적 12만4000㎡ 규모의 복합건물이다. 현대백화점은 지하 4층부터 지상 9층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영업면적은 3만9600㎡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보다 30% 가량 넓다. 현대백화점은 동대문 케레스타를 도심형 아웃렛이나 면세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연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동대문 진출과 관련 상권 관계자들의 반응은 일단 우호적이다. 동대문 쇼핑몰 관계자는 "불황 속에 동대문 상권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의 동대문 상권 진출은 일단 다소간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다양한 업종의 아울렛과 면세점이 들어선다면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대문의 터줏대감 두타 역시 지난해 2층 여성의류 매장 1000여평을 리모델링해 컨셉트숍 형태로 재개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두타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했지만 불황으로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대에 미치진 못하지만 리모델링으로 변화를 시도를 해 그마나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3년 옛 동대문 패션TV 건물을 재단장, 쇼핑몰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을 개점했다. 이후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 아래 롯데의 유통 노하우를 통해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에 다양한 시도 중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함께 동대문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롯데도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미미하다.
한편, 롯데에 이어 현대백화점까지 동대문 상권에 진출하며 기존 소상공인들의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대문 쇼핑몰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동대문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데는 일조하겠지만 현대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더 심해질 게 불보듯 뻔하다"며 "그동안 힘들게 형성해 놓은 상권을 이젠 대기업과 경쟁해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배원 전국패션소상공인협의회 회장은 "동대문에 유통재벌로 인해 상권의 생태계를 망치는 꼴"이라며 "대기업에서 아웃렛, 면세점이 들어선다고 활성화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통재벌의 진출은 악재"라며 "상호 효과가 없다. 오히려 돈만 이곳에서 벌어가는 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