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내 경제회복 기회될 것"
미국이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늦출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8일(현지시각) '인내심 발휘'라는 표현을 삭제했지만, 실제로 금리 인상은 하반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으로 오는 6월이 아닌 9월을 유력하게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로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을 강조한 만큼, 지난 2월 고용지표(실업률 5.5%)만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2% 목표치도 올해 달성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율 2% 수준에 근접하기 위해선 에너지 가격, 임금, 주거비 등이 핵심 변수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지난해 12월보다 하향 조정한 것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 시점이 9월로 지연될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둔다"고 진단했다.
현재 임금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달러화 강세가 미국 기업 수출과 제조업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3월 연준 회의록에 '미국 수출 성장률 둔화'가 추가된 점과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현재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점을 볼 때, 금리 인상은 3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수출 둔화 언급은 미 달러의 가파른 강세와 신흥국 경기둔화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폭과 근원물가 상승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모두 내린 것을 종합해볼 때, 금리 인상 시점이 6월 이후로 늦춰지거나 연내 1회, 많아야 2회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유동성 기대감도 높아졌다.
미국 연준의 FOMC 이후 뉴욕 증시는 1% 이상 올랐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3bp 하락한 1.93%까지 밀려났다.
외환 전문가들은 "강달러 압력이 약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효과로 원·달러 환율은 1100원 내외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금리가 인상된다 해도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경제에는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하고, 미 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향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