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대사 "한미관계, 비 온 뒤 땅 굳어져"
김기종 수사 관련 "수사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같이 갑시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이 더 굳건해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같이 말했다.
이날 리퍼트 대사는 피습사건 후 5일 만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했다. 기자회견은 퇴원에 앞서 열렸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표현을 동원해 한미동맹 균열 가능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는 "이번 (자신에 대한 피습)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고 미국과 한국의 끊어질 수 없는 고리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다"며 "한미관계 뒤에 있는 우리의 목적과 결의도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임 대사가 그랬듯이 군사적 파트너십과 역동적 경제·정치 문제를 비롯해 양국 국민의 협력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국민들이 자신에게 붙여 준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라는 애칭을 한국어로 언급하면서 "한국인들이 불러주던 대로 나는 앞으로도 동네아저씨이자 세준이 아빠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피습 사건을 저지른 김기종씨와 관련해서는 "수사 중이어서 언급을 하기가 어렵다"고 외교관 특유의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도 사건 발생 직후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 이후 한국 측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새끼손가락의 찰과상, 약지에 1.5㎝ 크기의 상처, 전완부 안팎 관통상, 오른쪽 얼굴에 자상 등을 입었다. 이로 인해 얼굴을 80여 바늘을 꿰맸고 왼쪽 팔 전완부에 신경 접합술을 받았다.
그는 몸 상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다"며 "사건 자체는 무서웠으나 걷고 이야기하고, 아기를 안아주고 아내를 포옹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팔은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좋은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