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8강부터…서울 조별리그 탈락하면 못 뛰어
스트라이커 박주영(30)이 결국 국내 무대로 복귀한다.
FC서울 이재하 단장은 10일 "박주영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곧 팀 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라며 "연봉은 양측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백의종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주영이 연봉과 같은 계약조건보다는 K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할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덧붙였다.
2005년 서울에 입단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박주영은 2008년까지 91경기에서 33골, 9도움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 18골을 터뜨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2008년 9월 프랑스 AS 모나코로 이적해 2011년 8월까지 3시즌 동안 26골을 넣었다. 이적 첫 해 5골을 기록하며 유럽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고, 이듬해 프랑스 FA컵을 포함해 33경기에서 9골을 터트리며 프랑스 수준급 공격수 대열에 합류했다. 2010~2011시즌에는 35경기 12골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로는 벨기에 1부리그에서 뛰던 설기현 이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아스널에 진출하고서 박주영의 축구 인생은 꼬였다. 아스널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해 애를 태운 그는 스페인 셀타 비고, 잉글랜드 와퍼드,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밥 등을 떠돌다 결국 자리를 잡지 못하고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2013년 득점왕 데얀을 중국 리그로 이적시키고 나서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려온 서울은 박주영을 영입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받은 마무리 능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하 단장은 "박주영이 서울에서 부활하면 한국 축구가 잃어버린 자산을 하나 되찾는 셈일 것"이라며 "박주영의 가세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흥행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주영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은 다음달이 돼야 가능하다. 박주영의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K리그에 등록하는 데 최장 4주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알샤밥과의 계약해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서울도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와의 서류 작업을 통해 박주영의 이적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이달 말 K리그 선수 등록기간을 맞춰 박주영을 선수단에 정식으로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등록 전이라도 선수단에서 훈련을 함께 소화할 예정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는 8강전 이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AFC는 챔피언스리그 출전자를 조별리그가 시작하기 전에 한 차례 정했다가 16강전이 끝난 뒤 추가한다.
웨스턴 시드니(호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등 강팀과 조별리그를 치르는 서울이 통과하지 못할 경우 박주영은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는 참여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