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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심플한 금요일을 위해-파울 클레

파울클레 - 어린이와 강아지



얼마 전 조카가 잠자기 전, 제게 질문을 했어요.

“이모, 왜 어른들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꼭 손을 씻으라고 하더니 나만 씻고, 전부 다 안 씻어?”

순간 미안하면서도 웃음이 났습니다. 어른들이 시킨 약속을 아이는 애써서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어른은 못 지키는 경우가 참 많지요. 이를 테면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라든가

“음식은 골고루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라든가

“차례차례 줄 서서 질서 있게 타야 한다.” 라든가…

오늘 보여드리는 그림처럼 아이들이 늘 어른들을 지켜본다는 생각과 함께 어린이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나는 잘 지키고 살아가는 어른인지 생각했던 밤이었어요.

파울클레 - 녹색스타킹



"그림 속에서는, 비록 비스듬하게 세워진 집일지라도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 일이 없으며 화폭에 담긴 나무가 반드시 꽃을 피울 수 있어야 하는 법도 없고, 사람이라고 해서 꼭 숨을 쉬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평생을 어린아이처럼 그린 파울 클레(Paul Klee/1879-1940)가 한 이야기입니다. 그의 그림은 피부가 서서히 굳어가는 병을 앓게 되며 점점 더 단순해져요. 그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저는 클레의 그림을 볼 때마다 나이가 들수록 어린 아이처럼 심플해져야 함을, 단순해져야 함을 느낍니다. 복잡한 내면을 가진 제게 클레의 그림은 늘 나침반 같아요.

파울 클레의 어린이 같은 그림처럼 오늘은 복잡한 일은 잠시 잊고, 다른 날들보다 심플한 금요일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품사진 출처: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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