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팬들이 기다렸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가 정규 12집 '위(WE)'를 26일 발표한다. 정규 11집 '더 클래식(The Classic)' 이후 약 1년 9개월만이다. 이번 컴백은 당초 예상보다 몇 개월 늦어졌다. 멤버들 각자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꾸준히 얼굴을 비췄지만, 팬들은 6명이 모두 모인 '완전체'를 원했기 때문이다. 신화는 "가장 신화다운 앨범이다. 타이틀곡 '표적'은 제 2의 '브랜드 뉴(Brand New)'같은 곡"이라며 오랜 준비기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가장 신화다운 앨범
올해로 데뷔 17년차다. 정규앨범만 무려 12장이다. 아이돌 그룹으로선 모두 신화가 처음 세운 기록이다. 신화는 "회사를 다녔다면 이제 부장급인가요? 저희가 오래하긴 했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베테랑 신화에게도 컴백은 긴장되는 일이다.
"아직도 실감은 안 나요. 첫 방송을 해야 실감날 것 같네요. 조급해 하지 않고 앨범 작업에 공을 들였어요." (동완)
"제가 지난해 말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컴백이 미뤄진 부분도 있어요. 리더로서 할 일을 민우에게 맡겨서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민우를 도울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안 한 것도 있어요. 모든 걸 민우의 공으로 남기고 싶었거든요." (에릭)
평균 나이는 36.5세다. 전진은 한 방송에서 '나이가 들어 격한 안무를 못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격한 안무가 아니라 위험한 안무를 못 하겠다고 한 거죠. 예전엔 다소 위험하기도 한 춤을 췄는데 이젠 좀 조심해야겠다는 의미예요." (혜성)
타이틀곡 '표적'은 신화에게 가장 많은 트로피를 안겨준 '디스 러브(This Love)'와 '비너스(Venus)'를 작곡한 앤드류 잭슨이 작곡팀 런던노이즈와 함께 작업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신화답게 '표적'에서도 각 멤버들의 매력을 살리는 맞춤형 안무를 준비했다.
"안무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요. 파스 붙이고 연습했죠. 전진의 관절이 걱정될 정도에요. '표적'이 제 2의 '브랜드 뉴'라고 했지만 다른 점도 있어요. 예전 앨범이 프로듀서의 작품이라면 이번 앨범은 100% 저희의 손으로 만들었죠." (동완)
"신인 남자 그룹이 지금 저희처럼 여유로운 무대를 하면 건방져 보일 수도 있죠. 반대로 저희가 데뷔곡 '해결사' 때처럼 하면 애쓰거나 버거워 보일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디스 러브'때보단 파워풀해요. 민우가 안무를 준비할 때 늘 고심해요. 신화의 느낌을 가져가면서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려야 하니까요." (에릭)
"신인 땐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보단 회사의 의도를 많이 따라갔죠. 이젠 연차도 쌓였고 저희도 능력을 갖췄으니 신화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 같아요." (혜성)
◆ 장수비결은 팀워크
지난해 불법스포츠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앤디는 인터뷰에 앞서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원조 예능돌' 신화에겐 다소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분위기가 맴돌았다. 그러자 전진은 "시간상 여유가 안 돼서 (앤디를) 채찍질 못했다"고 농담을 던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힐링캠프' 녹화 후 진이네 집에 가서 술 한 잔 씩 하며 오랜만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어요. 서로 칭찬도 해주고 서운한 점도 이야기 했죠. 고해성사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에릭)
혜성은 민우가 앨범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고맙다고 했다. 전진은 휴식기를 갖거나 개인 활동을 할 때면 시끌벅적한 멤버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떨어져 있어도 멤버들은 언제나 신화가 1순위라고 했다. 장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최근 많은 아이돌 후배들이 신화를 롤모델로 꼽고 있다는 말에 전진은 "17년이 정말 금방 흘러갔다"며 "앞으로 더 오래,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저희가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지만, 아이돌 평균 수명 자체가 그리 길지 않아요. 다들 좀 더 오래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혜성)
신화는 차트 1위부터 음악 방송 트로피 석권, 대상 수상까지 가수로서 많은 것들을 이뤘다.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란 타이틀이 참 자랑스럽죠. 이제까지 잘 해왔으니, 일 자체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멤버들의 건강과 마음이 앨범 성과보다 더 중요하니까요." (에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