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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법원/검찰

만취 무단횡단 교통사고…"보행자 책임 더 커"

만취한 보행자가 정지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였다면 운전자보다 더 큰 과실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25·여)는 2011년 4월 오후 11시 39분께 경기도 한 도시의 편도 2차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B씨가 운전하는 SUV 차량에 치였다.

사고 당시 술에 만취한 A씨는 보행자 신호등이 빨간불이었는데도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고, 나중에 의식을 되찾은 뒤에도 사고 순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왼쪽 턱뼈 일부와 치아 한 개가 부러졌고 이마와 콧등, 턱 끝이 부분적으로 함몰돼 1~3㎝ 가량의 흉터가 여러 군데 남았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이 사고에서 정지 신호에 길을 건넌 보행자와 전방주시를 게을리 한 운전자의 과실이 각각 절반씩이라고 봤다. A씨가 입은 경제적 손해의 절반에 위자료 840만원을 더해 4300만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보행자인 A씨의 과실이 운전자 과실보다 더 크다고 봤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합의17부는 B씨의 책임을 40%로 보고 위자료를 500만원으로 낮춰 배상액을 3170만원으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사고를 일으킨 책임이 있지만, 원고에게도 술에 만취해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심야의 어두운 횡단보도를 보행자 정지 신호에 건너다 사고를 당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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