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조선명탐정2' 김명민 "허당 캐릭터는 '조선명탐정'에서만!"
'허당끼' 가득한 김명민(42)을 상상할 수 있는가. 오케스트라 지휘자, 의사, 그리고 드라마 제작자까지 김명민은 여러 작품들 속에서 늘 완벽주의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명민의 기존 이미지를 비트는 반전의 캐릭터가 이 시리즈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은 지난 2011년 개봉해 전국 478만 관객을 모았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속편이다. 김명민은 전작에 이어 명탐정 김민 역을 맡아 김석윤 감독, 배우 오달수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쇼박스 미디어플렉스
1편 개봉 당시 흘러나온 속편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무려 4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다시 뭉친 스태프들과의 호흡은 기나긴 기다림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전편의 부담이요? 그런 것 없이 촬영했어요. 대부분의 영화 촬영장이 분위기가 좋다고 하지만 저희는 달랐어요. 4년 전 함께 했던 스태프들을 다시 만나 작업하는 것이라 마치 이산가족 상봉한 느낌이었죠. 결과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김명민이 매 작품 오랜 시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캐릭터에 몰입해 연기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선명탐정2'는 이미 한 차례 연기했던 역할이었기에 연기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캐릭터의 연속성이 중요했다. "촬영을 앞두고 1편을 다시 봤어요. 좋았던 부분은 더하고 부족했던 부분은 채우고 심한 부분은 빼려고 했죠. 탐정으로서 추리의 명석함을 더 부각시키고 싶었어요."
전편처럼 능청스럽고 코믹하지만 유독 여자 앞에서 맥을 못 펴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연희가 연기한 묘령의 여인 히사코를 만날 때마다 '허당끼'를 더욱 드러내는 김명민의 모습은 '조선명탐정2'의 신선한 재미다.
"여색 앞에서 맥을 못 추는 게 좀 심해졌죠? 캐릭터를 강화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 녀석, 기억하고 있었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은 연기하기 쉽지 않았어요. 잘 해야 본전이거든요. 연희와의 호흡이 좋아서 그런 부분이 더 잘 산 것 같아요."
김명민은 "우리끼리는 벌써부터 '조선명탐정' 3편과 4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속편에 대한 욕심을 넌지시 드러냈다. 나아가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명절마다 찾아오는 가족영화 시리즈로 장수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제가 어릴 때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나 '007'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드라마 '맥가이버' 같은 것들을 봤어요. 다 할리우드 작품이었죠. 이런 시리즈처럼 '조선명탐정'이 지금 우리의 아이들이 보면서 함께 자라날 수 있는 시리즈가 되면 좋겠어요. 우리 세대가 명절에 성룡 영화를 본 것처럼 아이들은 명절에 김명민 영화를 보는 거죠(웃음)."
그래서 김명민은 허당스러운 캐릭터를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통해서만 보여줄 생각이다. "주변에서 '조선명탐정' 시리즈 같은 코믹한 역할이 많이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 묻는데요. 이런 캐릭터는 '조선명탐정'만의 캐릭터로 간직하고 싶어요. 다른 영화에서도 비슷한 역할로 캐릭터가 소모된다면 시리즈로서의 의미가 없는 거니까요."
김명민은 올해 드라마보다 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는 3월에는 '연가시'의 박정우 감독이 연출하는 신작 '판도라'에 출연한다.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는 대통령 역"으로 김남길, 문정희 등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판도라' 말고도 몇 작품 검토 중"이라며 "확정이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배우는 제가 좋아하는 것이면서 또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두 가지를 같이 할 수 있는 건 힘들잖아요. 그러니 지금은 배우 생활을 하는 게 감사할 뿐입니다."
사진/라운드테이블(김상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