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으로 유명한 나라가 유럽의 스위스와 벨기에다. 얼핏 보면 스위스나 벨기에 모두 초콜릿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어 보인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가 유럽에서 생산되는 것도 아니고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을 제치고 특별히 식품가공기술이 더 발달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콜릿 회사는 주로 스위스와 벨기에에 몰려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는 속담처럼 다 이유가 있다. 먼저 초콜릿의 원료를 간단하게 구분하면 카카오버터와 설탕, 그리고 우유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벨기에가 카카오 버터 생산대국이었다. 정확하게 옛날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벨기에령 콩고에서 카카오나무를 대량 재배했다. 지금의 콩고 민주공화국이다.
19세기 벨기에 국왕이었던 레오폴드 2세가 벨기에령 콩고를 무력으로 점령해 사유지로 삼았다. 그리고 대규모 카카오 농장을 건설하고 원주민을 노예로 삼아 강제노동을 시키며 카카오를 재배했다.
식민지에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나무가 대량으로 재배됐으니 지배국인 벨기에에서 초콜릿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 상표의 초콜릿 업체가 벨기에 국적인 까닭이다. 다만 카카오나무 재배과정에서 원주민에 대한 강제노역과 대량 학살이 이뤄졌으니 벨기에 초콜릿의 역사가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초콜릿과는 별 관련 없어 보이는 스위스가 초콜릿으로 유명해진 것 역시 원료와 관련 있다. 스위스는 알프스 산록에서 풀 뜯는 젖소의 이미지처럼 우유 생산국이다. 카카오버터에 우유를 섞어 달콤하고 부드럽게 만든 밀크 초콜릿이 스위스에서 처음 개발됐다. 우유 분말을 만든 화학자 앙리 네슬레와 밀크 초콜렛 제조업자 다니엘 페터의 합작품이다. 거친 초콜립 입자를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처럼 만드는 콘칭 기술을 개발한 사람도 스위스 사람인 루돌프 린트다. 지금은 모두 세계적 식품회사 내지는 초콜리 메이커 이름으로 남았다. 초콜릿 선물하는 날을 앞두고 알아 본 뜻밖의 초콜릿 역사다. /음식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