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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소년과 성인의 경계 위에서, '내 심장을 쏴라'의 여진구

배우 여진구./이완기(라운드테이블)



여진구(17)는 소년과 성인의 경계에 서있다. 천진난만한 얼굴이지만 그의 눈에는 나이보다 성숙한 깊이가 있다. 또래들보다 굵은 목소리도 여진구의 나이를 모호하게 만든다. 여진구에게 '아역'이라는 이름표를 다는 것이 어색한 이유다.

스크린 속에서도 여진구는 소년과 성인의 경계 위에 있는 인물로 세상과 마주했다. 첫 스크린 주연작인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너무 이른 나이에 삶에 대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주연작인 '내 심장을 쏴라'에서는 생에 대한 의지를 포기한 채 세상과 등진 청춘을 연기했다. 영화 속에서 여진구는 나이보다 조금 더 빨리 성숙해져갔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주피터필름



'내 심장을 쏴라'에서 여진구가 연기한 수명은 10대 시절 어떤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6년 내내 정신병원을 전전해온 25세 청년이다. 10대임에도 20대 역할을 연기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배우로서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시나리오를 받은 뒤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어요. 아직 청춘의 감정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주변의 많은 이들이 경험해본 감정인만큼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수명이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라는 점이 어려웠죠. 왜 이렇게 희망을 잃은 채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저를 궁금하게 만들었어요. 어려움과 두려움도 느꼈지만 도전하고 싶은 호기심이 더 컸어요."

배우 여진구./라운드테이블(이완기)



생에 대한 의지를 잃은 채 방황하던 수명은 정신병원에서 만난 동갑내기 승민(이민기)을 통해 다시금 삶을 살아갈 의지와 열망을 되찾는다. 주위에 흔히 없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여진구는 시나리오와 원작 소설을 모두 파고들었다. 캐릭터 분석에서 중심을 잡기 힘든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촬영 초반에는 영화 속 수명과 소설 속 수명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매기도 했어요. 영화와 소설의 분위기가 다른 만큼 영화 속 수명에 집중해야 했지만 저도 모르게 소설 속 수명에게 얽매이게 되더라고요. 수명에 대한 궁금증을 소설을 통해 많이 해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았어요. 결국 '내가 연기하는 수명이니까 그냥 부딪혀보자'라는 생각으로 부담감을 내려놓았어요."

좀처럼 알 수 없는 수명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원작 소설을 쓴 정유정 작가의 한 마디였다. "작가님이 '수명이 똑똑하다는 것만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함축적인 그 말에 수명을 다시 생각했죠. 처음에는 그저 소심하고 어두운 캐릭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수명은 정신병원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찌감치 혼자만의 세상에 사는 걸 선택했던 것이죠. 그런 점에서 똑똑한 것이고요." 그렇게 여진구는 '분투하는 청춘'인 수명에게 서서히 녹아들었다.

배우 여진구./라운드테이블(이완기)



'화이'에 이어 '내 심장을 쏴라'까지 여진구는 영화 속에서 일상과 거리가 먼 극단적인 감정들을 연기해왔다. 일상생활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궁금증이 생기지만 여진구는 "나와는 다른 성격의 인물이라 일상생활과 선을 정확히 그을 수 있어서 그렇지 않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차기작인 '서부전선'까지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연기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지만 여진구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보여줄 역할을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올해는 10대의 마지막인 만큼 학생 역할을 해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천진난만한 모습도 보여줬다.

배우로서는 소년과 성인의 경계에 서있지만 이제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여진구는 누가 뭐라고 해도 또래들과 똑같은 10대 청소년이다. "사람들이 노안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30~40대가 되면 '방부제 미모' '초동안' 같은 말을 들을 것"이라는 농담에서 여진구의 '10대스러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기 외에도 평소 생각하는 것들은 많아요. 중요한 것부터 영양가 없는 것들까지 다양하죠. 공부에 대한 고민도 당연히 있고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된다고 하니 대학이라는 것도 현실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이제 곧 스무 살이잖아요. 10대가 가기 전에는 꼭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어요."

배우 여진구./라운드테이블(이완기)



사진/라운드테이블(이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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