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쓴 첫 국정회고록 공개의 후폭풍이 거세다.
다음 달 출간을 앞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은 29일 내용이 먼저 공개됐다. 회고록은 4대강사업·자원외교·세종시 수정안·남북관계 등 이명박정부 때의 민감한 사안을 모두 망라했다.
야권에서는 '변명'과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권에서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 무산을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 탓으로 돌린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 간 비밀접촉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부분을 두고 북한의 반발을 우려하기도 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주장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을 살리겠다며 4대강에 수십조의 혈세를 쏟아 붓고서 비판이 일어나자 이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투자라고 우기려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자원외교와 관련해서는 "재임 당시 자원외교의 빛나는 성과를 역설했던 이 전 대통령이 국조를 앞두고 책임을 총리실에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은 28건의 VIP(대통령)자원외교를 통해 직접 MOU를 체결한 당사자인 만큼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나와 진실을 국민들에게 증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종시 수정안의 추진 과정에 친박이 걸림돌이었다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공학적인 고려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남북관계는 남북 간 비밀접촉에 의지하는 바가 컸던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대남라인이 비밀접촉에 대해 꺼리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