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로 국회의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한 달째를 맞지만 핵심 쟁점인 증인채택 문제에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예정된 총 100일의 시간 중 30%를 허비했다. 그 사이 이명박정부 자원외교 비리의 '뇌관'이었던 '카메룬 다이아몬드 게이트' 재판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해외자원개발 성공사례가 될 수 있었던 사업이 '정치 리스크'로 인해 희생양이 된 셈이다. 기업들은 '정치 리스크'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될까 몸을 사리고 있다. 국회에서 이같이 꼬인 매듭을 어떻게든 끊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은 아프리카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따낸 뒤 매장량을 부풀리고 주가를 띄운 혐의로 기소된 오덕균 CNK인터내셔널 대표에게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만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오 대표와 공모한 혐의를 받은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2010년 외교통상부는 CNK마이닝이 카메룬에서 매장량 4억 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발표, 이로 인해 CNK의 주가는 단기간에 30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면서 이명박정부 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자원외교의 성공사례로 홍보됐다.
하지만 2012년 1월에 성공사례는 '권력형 사기사건'으로 흘러갔다. 다이아몬드 광산의 실체는 없고 이익을 노린 민관의 주가조작 공모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대통령의 친형이자 '상왕'으로 불리던 이상득 전 의원과 '왕차관'으로 통하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연루설이 퍼지면서 이 사건은 이명박정부 자원외교 비리의 뇌관이 됐다.
결국 무죄로 결론은 났지만 결과는 씁쓸하다. 검찰은 지난해 수사과정에서 광산의 개발사업권이 중국 타이푸(泰富)그룹에 넘어갔다고 밝혔다. 해외자원 싹쓸이에 나선 중국의 먹이감으로 전락한 것이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권 차원의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된 결과였다.
피해사례는 CNK에 그치지 않는다. 해체된 STX그룹이 2009년 아프리카에서 수주한 '가나 하우징 프로젝트'는 '제2의 다이아 게이트'로 지목되기도 했다. 역시 이 전 의원과 박 전 차관이 지원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의 가나 진출은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가나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한 교포는 메트로신문과 만나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는 쇼핑센터 등 현대식 건물이 줄지어 들어설 정도로 건설붐이 일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을 꺼리는 분위기다. "정치적으로 끌려 들어가면 헤어 나오기 힘든 구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번 국조를 통해 문제에 대한 대책과 보완시스템을 구축해 기업들이 안심하고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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