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26)의 깊은 눈빛은 긴 속눈썹으로 완성된다. 그는 아이라인을 그린 듯한 눈매에 대해 "얼굴이 유난히 동그란 날 살짝 그린다"고 비밀을 털어놨다.
"살이 찌면 턱선부터 쪄요. '닥터 이방인' 때는 날카로워 보이고 싶어 다이어트를 했죠. 근데 '피노키오'에선 외모가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중반부터는 계속 먹었고 살이 쩠어요,"
부드러운 남성미가 매력이지만 정작 그는 "이미지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남성적인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근데 지금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말랑한 멜로더라고요. 자신 있기도 하고요. 들어오는 대본이 남자 느낌보다는 로맨틱 코미디 위주예요. 그런 거 보면 아직 이미지가 제한적인 거 같아요. 나이 들면 변하는 부분이겠죠. 연기적으로 제한되는 게 있다면 연기로 깨려고 합니다."
16세에 모델로 데뷔한 후 SBS '검사 프린세스'(2010)에서 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시크릿 가든'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 이방인'으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종영된 '피노키오'로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는 '피노키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다.
"윤희영 선생님이에요. '시크릿가든' 이후로는 선생님에게 배우지 않았죠. '닥터 이방인' 때 슬럼프가 왔었어요. 선생님께 '피노키오' 대본 들고 갔고 신인들과 함께 교육받았죠. 복학생 느낌이었어요. '얼마나 잘 하나 보자'라며 제 연기를 보던 그 눈빛들을 아직도 잊을 수 없죠. 정말 창피했어요."
중화권에서도 연기력을 인정 받은 그는 아시아 투어를 통해 팬과 만난다.
"팬미팅 할 때 정말 미안해요. 노래를 잘하지 못하니까 뭘 보여줘야 할 지 모르겠어요. '명장면 따라 하기' 이벤트에서 연기하는 건 죽을 거 같아요. 파트너로 (무대에 올라온) 팬도 민망해하는 게 느껴져요. 소통을 고민 중이고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요. 팬은 점점 늘어나는데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회사 측에선 팬 서비스를 최소화하라고 하죠. 딜레마예요. 인사 안 해주면 팬들이 서운해하거든요. 편지를 읽어보면 느껴져요."
고등학생 때부터 독립한 그는 "무심한 형, 오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데뷔하고 한번도 쉰 적이 없어요. 명절에 동생들과 함께 있으면 어색하죠.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데 멀어진 거 같아 속상해요. 막내 여동생은 저랑 진짜 안 닮았어요. 밖에 나가서도 (이종석 동생)이라고 티를 안 내요. 시크한 성격이라 시집을 못 갈 거 같아 걱정입니다. (웃음)"
다작하는 이유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다. "유명해지기 전부터 원래 외출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근데 가끔은 무의미하고 무기력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죠. 작품 속 저를 보면 대사마다 의미가 있거든요. 실제 저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인데 드라마에선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아 좋더라고요. 배우는 연기하는 직업이잖아요. 대박 쳤다고 컴백 시기를 재다 보면 많은 작품을 할 수 없게 되죠. 몸값 떨어질까 봐 걱정하지 않아요. 작품 계속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