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신념은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이슬람 자치공화국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에서 열린 시위에 체첸 주민뿐 아니라 북캅카스의 다른 지역 무슬림까지 가세하면서 10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알라흐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한 뒤 시내 무슬림 사원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정부 수장은 집회 연설에서 "서방 언론인과 정치인들이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거짓 구호 아래 무슬림의 믿음을 모욕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이러한 부정적인 현상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서방에서도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풍자가 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해외 순방 중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인의 신념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거나 타 종교를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의 미국 언론도 "샤를리 에브도 만평은 이슬람교도에 대한 불필요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언론의 표현 자유는 존중해야하지만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이유다.
한편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프랑스 대사관과 문화원은 이슬람 교도들의 규탄 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 있는 프랑스 문화원에는 주말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 2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인다. 이들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고 프랑스 국기를 불태우기까지 한다. 세네갈의 경우 샤를리 에브도뿐 아니라 무함마드 만평을 실은 프랑스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판매을 금지했다.
앞서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을 희화화하는 만평 게재로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 IS의 습격을 받았다. 이 잡지는 사건 이후에도 무함마드를 만평에 다시 등장시켜 전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는 21일 발간될 예정이다.